옷 벗고 캠핑장 난동, 도심 차량 질주…잇딴 마약범죄에 '불안'

인사불성 3명 울산 한 캠핑장 돌아다녀, 작년엔 도심 도주차량에 실탄쏴 검거
마약사범 늘고, 비대면 거래로 젊은 층 가담 증가…시민 불안감도 높아져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

마약사범들이 환각 상태에서 저지르는 각종 범죄가 평온해야 할 시민의 일상 공간에까지 비틀거리며 침투하고 있다.

범죄영화 소재 정도로만 알았던 마약이 평범한 일상에 위협을 가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전에 없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5시께 울산 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캠핑장에서 30대 남성 3명이 인사불성 상태로 돌아다녔다.

캠핑장 CCTV 영상을 보면 1명은 맨발에 웃통을 벗은 채 비틀거리며 화단을 드나들고 길바닥에 주저앉기를 반복하다가, 이내 아예 드러누워 버렸다.

다른 2명은 뒷문이 열린 줄도 모르고 SUV를 타고 이동하다가 결국 인근 도랑에 차를 빠뜨렸다.

목격자에 따르면 고성을 지르거나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이들의 행동은 단순 취객과는 달랐다고 한다.

휴일을 맞아 캠핑장에 있던 가족 단위 캠핑족들은 이들을 지켜보며 불안에 떨었다.

현장에서 검거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 종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를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연말에도 아찔한 사건이 있었다.

30대 남성 A씨는 12월 29일 새벽 아내와 말다툼을 하다가 격분, 차를 몰아 울산지방검찰청 입구 주차차단기와 쓰레기통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시도하자, A씨는 차를 운전해 순찰차를 충격하고 달아났다.
A씨는 도심 도로 3.8㎞를 내달려 울산시청 별관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추격해 온 경찰을 피해 계속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A씨 차량에 실탄 11발을 쏴 A씨를 검거했는데, A씨는 도주 과정에서 경찰차 4대와 일반 차량 8대를 들이받았다.

이후 조사에서 A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위험천만한 도주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은 실탄을 사용해 강력범에 적절히 대처한 경찰관 대응이 언론 조명을 받았는데, 많은 시민은 마약사범이 심야에 도심 도로와 공공시설에서 활개를 친 사건 자체에 큰 불안을 내비쳤다.

이밖에 올해 4월 서울 종로구 한 모텔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20대 남성이 난동을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5월에는 전북 정읍 한 술집에서 20대 외국인이 환각 상태에서 흉기로 손님과 종업원을 위협하는 등 마약에 취한 사람들에 의한 예측불가능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마약류 유통·투약 범죄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점차 만연하는 경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올해 1~5월 총 4700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천931명보다 19.6%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비대면 마약류 거래가 늘어나면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 등에 능숙한 젊은 층의 범죄 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마약류 사범은 2019년 5085명으로 전체 마약류 사범의 48.9%였는데 그 비율은 2020년 51.2%(6255명), 2021년 58.9%(6253명)로 점차 늘었다.

무엇보다 최근 청소년들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으로 처방받아 유통·투약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적발되는 등 마약류에 노출되는 청소년이 늘어간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울산시민 정모(44) 씨는 24일 "마약이 무섭다는 점은 알았지만, 솔직히 나와 내 가족의 일상이 마약범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은 해본 적이 없다"라면서 "그러나 최근 발생한 사건들을 언론으로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마약 범죄를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각오로 더욱 엄격하게 대하고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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