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엎친 데 덮친 상황에 빠졌다. 러시아를 경유해 카자흐스탄 원유를 수입하는 송유관 시스템에 손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송유관 회사인 트랜스네프트가 최대 주주인 CPC(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는 흑해 터미널에 위치한 계류장 3곳 중 2곳에서 원유 수출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CPC는 전 세계 원유의 1%를 취급하고 있다.
CPC는 수중 부력 탱크의 보호관의 장치가 손상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남은 1곳의 계류장을 이용해 원유를 수출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량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텡기즈 프로젝트에 참여한 셰브런과 엑손의 합작회사 텡기즈셰브로일(TCO)은 CPC의 일시적인 문제를 알고 있으며, 텡기즈 유전의 생산과 원유 수출은 중단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TCO는 예정된 유지보수를 위해 8월과 9월 텡기즈 유전의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CPC는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차례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일부 원유사는 원유 공급을 대체할 경로를 협상하고 있다.
셰브런은 성명을 통해 "CPC는 카자흐스탄에서 생산한 원유를 국제 시장에 수출하는 핵심 경로"라면서 "많은 국가들이 이 핵심 공급망에 에너지 안보를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서방의 제재를 비판하며 기술적 문제 탓으로 돌렸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은 지난주 예정에 없던 노르트스트림1 정비를 발표했다. 노르트스르림1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한 천연가스 송유관이다. 이에 따라 유럽으로 공급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지난해보다 약 75% 감소했다.
한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노르웨이는 정전이 발생했고, 영국은 천연가스 저장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영국의 가스 공급 가격은 섬(therm‧영국 열량 측정 단위)당 125펜스 올라 490펜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