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김남국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최 의원과 한 장관의 설전은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채널A 검언유착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한 장관을 두고 질답을 이어가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한다"며 이해충돌 문제를 들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 문제제기에 최 의원은 "이쯤 되면 개인적인 원한이 있거나 정권 차원의 주문이 있는 게 아닌지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다"며 "법사위에 피고인이 나 한 명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한 장관과 내 관계를 왜 법사위에서 부각시키나.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적이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장관이 "제가 지휘한 사건으로 기소됐다. 그리고 제가 피해자"라고 끼어들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 이에 반발한 최 의원은 "본인은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제가 더 피해자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고 반박했고 한 장관이 "기소됐지 않나 그러니까 이해 충돌이 있다는 이야기다"라고 지적하며 서로 치고받았다.
이후 최 의원은 "이렇게 법사위 분위기를 흐리고 파행을 유도하는 건가"라며 "내가 법사위 지위를 남용해 압력을 넣으려 했다면 내 사건의 처리 결과가 그 모양 그 꼴로 진행되고 있는 건지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이해충돌을 결정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이고 결정되면 따르겠다"면서도 "채널A 사건 관련해 이동재 전 기자가 '유시민한테 돈 안 줬어도 돈 줬다고 말하라'고 했다는 허위 사실을 조작해 퍼뜨린 부분으로 기소돼 (최 의원이) 재판 받는 것. 사건의 피해자는 저고 가해자는 최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수사 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해 한 장관과 공방을 벌였다.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이원석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사법연수원 동기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 관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이 "수사상 기밀을 유출한 게 아닌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미 보도됐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 도중 김 의원이 "그렇지 않다. 수표와 계좌 추적, 관련자 진술 내용까지 담아서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고 나온다"고 지적하고 나서자 한 장관은 "제가 말씀을 안 드렸는데 뭐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라며 답변 기회를 요구했다.
이후 김 의원과 한 장관은 서로의 말을 끊으며 주장을 이어갔고 결국 김 의원이 "그런 궤변이 어딨나"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이 "들으세요"라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공방이 이어지다 김 의원이 법사위원장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게 "(한 장관이) 계속 답변을 하겠다며 질의 자체를 막아 질문을 할 수가 없다"고 항의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민주당은 정권의 2인자로 '소통령'으로 불리는 한 장관을 기회가 올때마다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지만 한 장관도 이에 지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습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