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홍역을 치른 부산 동구가 폭우 등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초량 일대 상습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 절차를 본격화한다.
관계기관도 부지 제공 등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재해 대비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동구는 초량 일대 저지대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동구는 2020년 전 침수 사고로 3명이 숨진 초량 제1지하차도를 포함해 초량 일대의 상습적인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7만㎡에 달하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대비하고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같은 인명사고를 막아야 한다며 지구 지정 신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는 폭우 등 자연현상으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으로, 행정안전부가 신청을 받아 승인하면 자치단체장이 구역을 지정·고시하고 관리하게 된다.
개선지구로 지정되면, 재난·재해에 대비 사업과 관련해 국비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동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개선 지구 지정 신청에 필요한 개선 방안과 계획안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폭우가 발생할 때 빗물을 저장해 홍수를 막는 저류조 설치와 우수관로 개선이다.
동구는 전체 예산 358억원을 투입해 초량 제1지하차도 인근 지하에 가로 20m, 세로 50m 넓이의 저류조를 마련하고 분당 480㎥를 처리할 수 있는 펌프를 설치해 모두 7000㎥에 달하는 빗물을 보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초량천에서 이어지는 우수관을 1.3㎞가량 연장하고, 기존 우수관 2.8㎞ 구간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초량 제1지하차도 인근 '부산과학체험관' 지하가 저류조를 설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해 이 부지를 소유한 부산시교육청과 수차례 협의를 이어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부지 제공에 난색을 보이던 시교육청은 최근 협상에서 '자연재해에 대비해 지역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논의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었지만, 최근 협의 이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행정재산이다 보니 부산시의회 동의 등 절차가 남아 있고, 실무 협의도 필요해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협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중앙부처에서도 초량지하차도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초량 일대를 개선지구로 지정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사업 추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 동구 관계자는 "초량은 침수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곳이라 정부에서도 우선 지역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지 관련 협의와 지구 지정 절차를 함께 추진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