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지 6개월 만에 전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졌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서부 본 외곽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철강 부품을 생산하는 징크파워는 매일 천연가스를 사용해 250만 달러(약 33억 4275만 원) 상당의 아연 600톤을 녹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째인 현재 2800명을 고용한 징크파워와 같은 회사를 포함해 전 세계 경제가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 천연가스는 가격이 상승한 것은 물론,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에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겨울을 나기에 충분한 천연가스 저장량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독일은 철강은 물론 제약과 세탁소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천연가스 배급제를 실시해야 할지도 모른다. 독일 아연도금업체 연합 회장이자 징크파워 대표인 마틴 콥은 "러시아가 '공급을 중단한다'고 말하면, 내 모든 설비는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온 인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 무역이 박살 난 지 2년 만에 전쟁의 경제적 파장을 겪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치솟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최악의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은 경기 침체에 빠지기 직전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곡물과 비료 수출이 중단되면서 식량 가격 상승과 부족현상이 심화했고, 이는 개발도상국의 기아와 정치적 불안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간다 수도인 캄팔라의 외곽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레이첼 가미샤는 먼 곳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고 말한다. 그는 갤런당 6.9달러인 휘발유 등 필수제의 가격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불리는 현상 또한 발생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제품의 무게나 품질을 낮추는 현상을 말한다. 우간다에서는 같은 가격의 도넛이 45g에서 35g으로, 빵 역시 1kg에서 850g으로 무게를 줄였다.
러시아 전쟁 이후 IMF(국제통화기금)는 지난달 올해 들어 4번째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해 전 세계 경제 전망을 기존 4.9%에서 3.2%로 낮췄다.
UN(국제연합) 개발계획은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전쟁이 발생한 지 3달 만에 전 세계 7100만 명이 빈공 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칸반도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41개 국가의 1억 8100만 명이 아사 위기를 겪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농업부는 이달 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식인 라면 가격 인상을 경고했다. 밀 가격이 3배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비료 가격이 50%나 올랐다.
인구 대다수가 가난한 상태인 파키스탄에서는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30%나 하락했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50%나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