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극우 사상가의 친딸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차를 몰고가다 의문의 폭발로 사망했다.
영국 가디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30)가 몰던 도요타 SUV 차량이 강력한 폭발로 산산조각이 났다.
러시아 매체는 현장 목격자를 인용해 도로가 잔해로 뒤덮였고 차량은 불길에 휩싸인 뒤 울타리에 충돌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러시아 매체는 원래 두긴과 딸이 모스크바 외곽 행사에 참석했다가 같이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따로 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 측근은 다리야가 원래 다른 차를 몰았지만 이날은 아버지 두긴을 운전했으며, 이날 사건이 두긴 또는 부녀를 노린 고의적인 공격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전에 차량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당국은 이를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두긴은 거대한 새 러시아 제국을 만든다며 여기에 우크라이나도 포함시킨다는 구상을 지지해온 극우 정치 사상가로 푸틴 대통령의 팽창주의 외교정책을 형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던 딸 두기나는 아버지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TV에도 나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