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지왕은 누굴까"…경주 금관총서 출토된 큰칼 3점 전시

금관총서 출토된 큰칼 전시 사진.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경주 금관총에서 출토된 '이사지왕'(尔斯智王) 등의 글자가 새겨진 큰칼 3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9일부터 신라역사관 제2실에서 이사지왕 큰칼을 비롯한 금관총의 주요 출토품을 볼 수 있는 상설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왕릉급 무덤인 금관총에서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1년 이뤄진 발굴 조사를 통해 고리장식큰칼 2점을 비롯한 다수의 금관이 출토됐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2013년과 2015년 해당 칼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사지왕이라는 명문(쇠나 돌에 새긴 글)을 확인했다. 글자는 칼집 끝 장식 부분에 새겨져 있었다.
   
이 명문은 신라 무덤에서 최초로 확인된 왕명으로, '이사'(尔斯)는 이름, '지'(智)는 이름 끝에 붙는 존칭이다. 신라 무덤 출토품 가운데 왕의 이름을 새긴 것은 금관총 출토 큰칼이 유일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금관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이사지왕 큰칼 2점을 경주로 옮겨와 전시를 열기로 했다.
   
금관총 재발굴 사업을 거쳐 발굴된 큰칼 1점에서도 '이(尔)', '팔(八)', '십(十)' 등의 글자가 확인됐다.
   
  
칼집 끝부분에 있는 명문부.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신라시대 무덤은 주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사지왕이라는 글씨를 새긴 큰칼이 발굴되면서 금관총의 주인이 이사지왕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사지왕이 실제 누구인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칼 등을 근거로 500년 직전 사망한 신라 왕 또는 최고위급의 왕족 중 한 사람일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해당 칼은 신라 왕의 이름을 새긴 가장 오래된 유물로서 학술적 의의도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신라왕의 이름은 국보로 지정된 '포항 냉수리 신라비'에 나오는 것이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사지왕은 그보다 더 오래됐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경주박물관은 오는 9월 12일까지 특별전 '낭산, 도리천 가는 길'도 함께 열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