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사업비 대출 연장 무산…"새 대주단 꾸려 다시 대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 공사 현장 모습. 박종민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의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이 끝내 불발됐다.

19일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조합과 시공단에 7천억원의 조합 사업비의 대출 기한에 대한 일정 조정이 어렵고 오는 23일 대출금 만기에 따른 상환을 준비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증권사를 통한 단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급한 불을 끈 뒤 대주단을 새로 구성해 재융자(리파이낸싱)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시공단에서 제안한 단기 유동화 증권 ABSTB(자산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66일간 발행해 사업비 대출 만기에 우선 활용하겠다는계획이다.

만기일로부터 약 두 달간 대출 상환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발행 증권사는 BNK투자증권·SK증권·부국증권·키움증권이다.

이후 조합은 새 대주단을 구성해 새롭게 사업비 대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합은 오는 20일 긴급 대의원회를 열고 사업비 대출 만기에 따른 상환을 위한 단기 유동화 증권 발행을 의결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당초 조합과 시공단이 최근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4개월째 중단된 공사가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재개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데다 조합이 시공단을 상대로 낸 5600억원 공사비 증액 무효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대주단이 대출 기간 연장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대주단은 공문에서 "대출 만기일 등 상환 일정의 조정은 대주 전원의 동의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대주 전원이 (대출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조합 안팎에서는 이번 사업비 대출 연장 무산이 재건축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강대강'의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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