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이 컵대회 4강에 진출했다.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정시영(29·180cm)이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18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3차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3 대 0(25-22 25-14 25-14)으로 승리를 장식했다.
2승 1패가 된 현대건설은 대회 4강에 진출했다. B조 최종 순위와 나머지 4강 진출 1개 팀은 한국도로공사(2승)와 KGC인삼공사(1승 1패)의 다음 경기에서 결정된다.
정시영은 이날 14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도 46.43%로 나쁘지 않았고 블로킹 득점도 1개 올렸다. 양 팀 최다 17점(블로킹 4개)을 올린 양효진, 11점을 기록한 황연주 등과 승리를 합작했다.
사실 정시영은 포지션 변경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센터로 활약하다 리시브 부담이 있는 레프트로 전향했다. 정시영은 "신인 때부터 라이트를 하면서 리시브 좀 했지만 이후 센터를 맡아 리시브를 안 했다"면서 "2주 전 포지션을 변경해서 리시브를 했는데 미스가 많았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정시영은 범실 6개로 양 팀 최다였다.
하지만 부담감을 이기고 자기 몫을 해냈다. 정시영은 "오늘 초반 내가 긴장한 게 주변에까지 퍼졌던 것 같다"면서도 "동료들이 '괜찮다, 하나씩 따라잡을 수 있다'고 격려해줘서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대건설은 이날 1세트 12 대 17까지 뒤졌지만 역전에 성공한 뒤 경기를 지배했다.
포지션이 변경됐다는 것은 팀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정시영은 그러나 "즐겁게, 최대한 행복하게 경기를 하려고 한다"면서 "더 잘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지만 현재는 레프트가 좋다"면서 "이번 대회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고 우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