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놀면서 심리적 안정"…천안서 동물매개치료 진행

천안 신방동행정복지센터와 둥글개봉사단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 봉사활동 진행
원조개통령 이웅종 봉사단 대표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 정서적 안정에 탁월"

천안 신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에 독거노인들과 봉사자들이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상준 기자

"개와 함께 놀아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올해 80세가 넘은 강순준 할아버지는 천안 신방동에서 혼자 산지 20년이 넘었다. 혼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어들었고, 아예 한마디도 안한 채 하루를 보내는 날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다 신방동과 봉사단체가 함께하는 동물매개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강 할아버지는 "혼자 있다 보면 말하는 일이 거의 없다"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개와 친해지고 서로 교감을 하면서 한결 심리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동물을 매개로 한 심리치료 봉사가 충남 천안에서 진행됐다.
 
천안시 신방동(동장 석재옥)은 둥글개봉사단(대표 이웅종 연암대 교수)과 함께 지역에 혼자 살고 있는 노인을 위한 동물매개치료 집단상담 프로그램 '함께하개'를 진행했다.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AAT)은 코로나19로 외부 활동과 대인관계가 단절돼 우울감과 고독감이 큰 노인들을 대상으로 살아있는 생명체인 반려견과 함께하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자아 존중감과 삶의 만족도를 향상하고, 노인의 활동성·기억력·평형감·근력·언어구사력 향상에 도움을 주며, 우울 감소 및 스트레스 해소 등 육체적 재활과 정신력 회복 등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 둥글개봉사단은 유기견 보호와 소외계층을 위한 생명존중 프로그램인 '동물매개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이다.
 
특히 둥글개봉사단을 운영하는 이웅종 대표는 '원조 개통령'으로 알려진 유기견 전문가로 유명하다.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국내에 들여온 이 교수는 버려진 유기견을 훈련시켜 심리치료나 정서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신체적인 장애를 입은 사람이나 취약계층, 빈곤층, 독거 노인, 비행청소년 등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노인들에게 희망을 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신방동과 둥글개봉사단이 진행한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 '함께하개'에 참여한 할머니(왼쪽)가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상준 기자

지난 18일 열린 행사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 5명을 선정해 훈련된 유기 반려견과 함께 놀이를 하며 정서적 안정감과 심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노인들은 각자에게 배정된 훈련받은 유기견과 인사를 나눈 뒤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체조와 이름표 만들어주기, 간식주기, 빗질하기 등 다양한 교감활동을 벌였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노인은 "집에서 혼자 있으면 외롭고 힘든데 야외에 나와서 봉사자들은 물론 강아지들과 어울리다 보니 활력을 되찾는 것 같다"면서 "강아지들과 놀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석재옥 신방동장은 "외부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홀몸 어르신들에게 반려동물을 이용한 전문 심리상담 프로그램 제공과 기탁 등 많은 도움을 줬다"면서 "앞으로 신방동 지역의 특성에 적합한 마을복지를 도입해 주민 주도형 선진 복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봉사활동에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신방동 행복키움지원단 회원들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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