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른바 '이준석 사태'와 '저조한 지지율'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노조 문제와 북한 비핵화 등 다양한 이슈엔 추가 시간을 할애하며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간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 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약 20분 간 모두 발언 직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율 관련 내용이 첫 질문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대통령님 스스로는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지 원인 3가지만 꼽아달라'는 질문에 "세 가지로 말씀드리기는 제가 어려울 것 같다"며 "지지율 그 자체보다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꼼꼼하게 한번 따져보겠다"며 "이번 휴가를 계기로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 보면서 어떤 조직과 정책과 이런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지지율이 폭락한 사태의 원인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저조한 지지율과 관련된 질의는 재차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인사 문제를 꼽았다. 왜 인사가 가장 문제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사 쇄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어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사 문제 지적과 함께 대통령실 안팎에서 '인적쇄신' 필요성이 분출됐지만, 이를 적극 수용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성찰을 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갈음한 셈이다.
당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당 내홍 관련 질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당 내홍 관련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을 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며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 주시기를 바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