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임 100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회와 위기의 순간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 자유의 가치를 내걸고 정권교체의 열망 속에 출범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용산시대 개막・출근길 질답 등 소통 강화 등의 긍정적인 평가 뒤에 인사 실패, 정책 혼선, 당 내홍 등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 지지율 30% 안팎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는데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말말말'을 통해 3개월여의 시간을 되짚어 봅니다.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시대 개막을 알렸습니다. "국민이 잘 사는 이 나라를 위해서 우리가 신나게 일해 봅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후 최단 기간인 열흘만에 가진 한미 정상회담은 무난하게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미 양국은 서로의 훌륭한 친구입니다" 임기 시작 한 달도 안 돼 치러진 6.1 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국정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 이후부터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는데요.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본격화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이나 나토 순방시 지인을 동행했다는 논란은 지지율이 급속도로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봉하마을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데 아닙니까. 대통령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어떻게 나눠야 할지(모르겠고)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취임 이후 불거졌던 검찰 편중 인사나 대통령실・장관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때는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대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여당 내 권력 다툼, '내부총질' 문자 공개 등 당 내홍까지 더해지면서 지지율은 30%대 아래로 떨어졌고, 만5세 입학 추진이라는 정책 혼선은 민심 이반에 쐐기를 꽂았습니다.
2.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힐 청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에 나섭니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주요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밝히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해왔지만 공식 기자회견은 처음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약 40분 간 진행되는데, 약 15분 간 윤 대통령의 모두 발언 직후 기자들과의 별도 질의‧응답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00일간의 국정소회, 여론의 질타를 받은 국정운영 등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사전 질문지 없이 도어스테핑처럼 즉석에서 진행되는데 질문에 따라 답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내부총질 문자내용이나 수해 지역 카드뉴스 논란 등 다소 윤 대통령에게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관심입니다.
인사 문제와 정책 혼선 논란 등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홍보라인 보강 등 소폭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현재 김은혜 전 의원 등 영입을 통해 홍보라인을 보강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3. 고물가‧고금리‧고환율…尹 취임 100일 짓누른 '3高'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와의 싸움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치솟는 물가는 경제팀이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9차례에 걸쳐, 거의 열흘에 한번 꼴로 민생 물가안정 대책이 나왔고 유류세 최대폭 인하, 할당관세 인하 등의 각종 처방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는 5월에는 전년대비 5.4%, 6월에는 6.3%, 지난달에는 6.8%로 올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여전히 서민 경제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고물가에 어쩔 수 없이 통화당국은 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는데 지난달에는 한국은행이 사상초유의 0.5%포인트 금리인상,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그러자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는 최고 6%대로 올라 대출자들은 고금리 부담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환율이 달러 당 1300원대를 넘어가면서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물가가 치솟아, 넉 달 연속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가 발생한 상황. 경제성장률도 올해 2%에 그칠 걸로 예상되면서 우리 경제 체력마저 고갈 되는게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것도 지금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은데요.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각종 처방과 대책에도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의 꼬인 매듭은 여전히 풀어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4. 尹정부, 270만호 공급 청사진 공개…구체적 방안은 '물음표'
윤석열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주택 27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신규 택지 개발은 물론,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 해 그동안 막혀있던 민간의 주택 공급을 촉진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재건축부담금과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고 신규 정비 구역 지정 확대와 민가 도심복합사업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1기 신도시 재정비와 청년 원가 주택 등을 통한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급 확대' 신호를 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겨있지 않아 당장 시장에 큰 변동성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강남과 목동 등 재건축 단지가 몰려있는 지역과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노후 빌라를 중심으로 가격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정비 사업 규제 개선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해서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쌓였다는 평가입니다.
5. 과학 방역 표방했지만 '각자도생'?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으로 '과학방역'을 내세운지 100일이 됐지만 체감할 만한 정책 추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 정부가 내건 과학방역이란 보다 구체적인 정책 근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비상 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입니다.
대표 과제로 꼽은 '대규모 항체양성률 조사'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취약시설 환기설비 개선'은 몇 달째 지연되거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 동네 병·의원 치료 체계를 갖춘 것 정도인데 원스톱 진료기관 1만개 소 확충 등 숫자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원스톱·대면진료기관이 실제 목록과 일치하지 않고,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자율방역을 강조하면서 생활지원금·유급휴가비는 축소해 '각자도생 방역'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한 '표적방역'을 새롭게 내세웠지만 요양시설 등 고위험시설 방역 강화와 4차 접종 확대는 이전에도 시행되고 있던 거라 이름만 바꿨다는 평가입니다.확진자와 위중증 확자의 증가 추세는 과학방역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어제(16일)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17만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 넉달 만에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지난주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 클로징 코멘트 by KDK ■
비와 소나기 소식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남해안과 제주에 비가 내리겠고 다른 지역은 소나기가 영향을 주겠습니다. 한낮에는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져 건강관리에 신경쓰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