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100조, 다중채무 증가…금리상승기 20·30대 위협

서울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황진환 기자

20·30대가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이 1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연령층은 '3곳 이상에서 대출받는' 다중채무 비중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늘었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대출 잔액은 96조 3672억 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조1915억원(2.3%) 늘었다.

20·30대의 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2019년 말 54조 7381조 원에서 2020년 말 76조1787억원, 지난해 94조 1757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해왔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라 부채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황진환 기자

전체 전세대출 차주 가운데 20·30대 비중도 높아졌다. 4월 말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을 차주 가운데 20·30대는 총 81만 6353명으로, 전체 차주(133만 5090명)의 61.1%에 달했다. 2019년 말에는 56.5%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20·30대의 대출 부담이 드러난다. 30대 이하 연령대의 다중 채무비중이 지난해 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약 100만 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다중 채무자는 전체 가계대출자 중 22.4%였다. 전체 빚을 연령대로 나누면, 40대의 비중이 32.6%로 가장 컸고 이어 50대 28.0%, 30대 이하 26.8%, 60대 이상 12.6% 순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대비 30대 이하의 비중 확대 폭(26.2%→26.8%)은 0.6%포인트로 가장 컸다. 50대는 0.2%포인트 증가(27.8→28.0%)에 그쳤고, 40대는 1.1%포인트 감소(33.7→32.6%)했다.

전세대출 상품 대부분이 변동금리인 데다, 다중 채무비중이 늘어난 점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리 상승세에 따른 타격이 20·30대 차주들에게 더 클 수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금리 상승)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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