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스가 폭행, 사방에 피 튀었어요"…추락한 '맨유 전설'

피해자 고통에 연신 비명…긱스는 추가 폭행 위협도

재판 출석하는 긱스.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49)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여자친구가 사건 직후 고통에 힘겨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경찰 신고 녹취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긱스의 전 여자친구인 케이트 그레빌(36) 측은 긱스로부터 폭행을 당한 직후 동생 에마 그레빌이 '999'에 긴급 신고를 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케이트 그레빌 측에 따르면 폭행은 둘이 헤어지기 전인 2020년 11월 이뤄졌다.

케이트가 긱스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해 전화로 따지자 긱스가 그레빌 자매 둘이 사는 집에 술에 취한 채 찾아와 케이트를 무참히 폭행했다는 것이다.

놀란 에마는 오후 10시 5분, 999에 전화를 걸어 "언니가 공격을 당했어요. 박치기를 당했어요"라고 말한다.

접수자가 앰뷸런스를 보낼 필요가 있는지를 묻자 에마는 "필요할 것 같아요. 입술에 박치기를 당해서 사방에 피가 튀었어요"라고 상황을 전했다.

신고가 이뤄지는 내내 케이트는 비명을 지른다. 이에 접수자가 '왜 피해자가 계속 우느냐'고 묻자 에마는 "너무 아프니까 그렇죠"라고 설명했다.

웃지 못할 장면도 나온다. 에마는 가해자가 축구선수인 라이언 긱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접수자는 놀란 듯 "좋아요. 바로 그 '라이언 긱스'를 말하는 거죠?"라고 재확인한다.

긱스의 추가 폭행이 이뤄질 듯한 상황이 이어진다.

에마가 "긱스가 나도 머리로 들이받겠다고 했어요. 이리로 돌아오고 있어요. 빨리 와줄 수 있나요"라고 애원하자 긱스가 에마 쪽으로 다가와 "너희는 모두 루저(패배자)들이야"라고 말한다.

이날 처음 공개된 신고 녹취에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그레빌 자매는 긱스가 에마의 턱을 가격하는 폭행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긱스는 이날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법당국은 긱스를 그레빌 자매에 대한 폭행 혐의로 먼저 기소했고, 수사 도중 데이트 폭력 등 가혹행위 혐의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AFP 등 현지 언론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긱스에게 최대 징역 5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긱스 측은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불법 행위는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웨일스 출신 긱스는 현역 시절 맨유에서 정규리그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 등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클럽의 '레전드'다.

2014년 은퇴 뒤 맨유에서 코치로 일하던 긱스는 2018년 웨일스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지만, 2020년 해당 혐의로 체포된 이후 지휘봉을 내려놨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