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공사재개 물꼬 텄지만 총회 끝나야 다시 삽 떠

박종민 기자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공사가 넉달 가까이 중단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 재개의 물꼬가 트였다.

지난 4월 15일 공사 중단 이후 '평행선'을 걸어오던 양측이 공사 재개를 위한 조건에 의견을 모은 것이다.

다만 공사 재개는 합의 내용이 조합 총회에서 의결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공사 재개가 되기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양측은 11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사무실에서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당초 양측은 △기존 공사비 증액 재검증 △분양가 심의 △일반분양·조합원 분양 △설계·계약 변경 △검증 △총회 의결 △공사 재개 △합의문의 효력과 위반 시 책임 등 8개 쟁점 사항에 합의했지만 상가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단지 상가조합이 한 차례 바뀌고 상가 건설사업관리(PM)를 맡은 PM사의 계약 무효화로 파생된 상가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합은 "상가문제는 상가대표 단체가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시공단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맞섰고, 조합은 사업 지분 96%를 보유한 아파트 조합원들 입장에서 승인 취소와 해지된 PM 계약서 원상회복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하면서 실타래가 풀렸다.

박종민 기자

조합은 오는 10월 새 집행부 선임과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총회를 열고 11월 일반분양 승인 신청, 12월 관리처분 총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11월 공사를 재개하고 내년 1월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공사재개 합의'가 아니라 '공사재개 조건에 대한 합의'인만큼 실제 공사재개 시점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합의의 효력은 총회 의결 시 발생하고 총회에서 전체 합의 내용이 의결되지 않는 등 합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거나 총회 의결이 지연되는 등 합의 사항 이행이 지체 되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신청하는 내용에도 합의를 한 상태다.

시공단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합의는 '공사 재개 합의'가 아니라 '공사 재개를 위한 조건에 대한 합의'"라며 "조합 집행부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을 설득해서 합의 내용이 총회를 통과해야 공사 재개를 위한 작업들이 이뤄진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합의로 오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기간은 6개월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앞서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대주단은 지난 6월 조합과 시공단에 "8월 23일 도래하는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합이 시공단과의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다 향후 사업 추진 역시 불확실하다는 것이 만기 연장을 거부한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양측의 갈등 해결이 물꼬를 텄고, 향후 사업 추진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된 측면이 있는만큼 사업비 대출도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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