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공사가 석달 넘게 중단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공사가 다시 재개된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양측은 11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사무실에서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안은 서울시 중재안을 바탕으로 그간 핵심 쟁점이었던 '상가 분쟁'과 관련한 조항의 문구를 구체화해 변경했다.
이로써 서울시가 마련했던 9개 쟁점 사항에 양측이 모두 합의하면서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될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월 말 첫 중재안을 제시한 이후 양측을 각각 10여 차례 이상 만나 이견을 조율했다. 당초 양측은 △기존 공사비 증액 재검증 △분양가 심의 △일반분양·조합원 분양 △설계·계약 변경 △검증 △총회 의결 △공사 재개 △합의문의 효력과 위반 시 책임 등 8개 쟁점 사항에 합의했지만 상가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상가 조합이 한 차례 바뀌고 건설사업관리(PM) 회사의 계약 무효화로 파생된 상가 문제를 두고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조합 집행부가 오는 15일까지 현 상가대표단체(통합상가위원회)와 옛 상가 PM사인 리츠인홀딩스와의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통합상가위의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나서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사업의 지분 96%를 가진 아파트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승인 취소와 해지된 PM 계약서 원상회복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이날 합의문에는 "조합은 2022년 4월 15일 이전까지 시공사업단이 수행한 상가 관련 공사 부분을 인정하고, 이 합의문 합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2021년 4월 이후 의결된 상가 관련 일체의 총회 안건 취소 및 PM사(리츠인홀딩스)간 분쟁(PM사 상가 유치권 행사 포함)의 합의 사항 등'에 대해 총회 의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이 기존에 합의한 나머지 8개 쟁점 사항은 합의문의 문구만 일부 수정됐을 뿐 내용은 이전과 같다.
이날 합의로 오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기간도 6개월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지난 4일 시공단과 대주단에 사업비 대출 기간 연장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고, 시공단은 지난 9일 대주단에 대출 기간 6개월 연장을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라는 구체적인 성과물까지 나오면서 대주단이 당초 대출 기간 연장을 거부하면서 밝혔던 이유, 조합이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다 향후 사업 추진 역시 불확실하다는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조합은 오는 10월 새 집행부 선임과 공사 재개를 위한 총회 개최, 11월 일반분양 승인 신청, 12월 관리처분 총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단과의 합의로 올해 11월 공사 재개, 내년 1월 일반분양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강대강'의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