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국립중앙박물관장 "이건희 컬렉션 미국서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윤성용 관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이건희 컬렉션'이 국내 순회전을 마친 후 해외에서도 전시된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에서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윤 관장은 "2024~2025년 '이건희 컬렉션' 국외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 외국 박물관의 특별전이나 한국실 상설전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상덕 전시과장은 "미국 시카고 박물관에서 대규모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좀 작은 규모로 전시를 꾸밀 예정이다.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지난해 4월 미술품과 문화재 2만3203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중 93%(2만1613점)를 기증 받았고, 지난 4월 28일부터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8월 28일까지)을 열고 있다. 현재까지 18만 7천 명이 관람했다.

윤 관장은 "대규모 기증품을 국민에게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내에 기증품에 대한 유물 등록을 마무리해 내년 1월부터 e뮤지엄을 통해 자유롭게 열람하도록 하겠다. 학술적 가치를 밝히기 위한 조사·연구 자료집 20권 중 9권도 발간한다"고 말했다.

이달 28일 서울 전시가 끝나면 하반기 국립광주박물관을 필두로 내년에는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에서도 선보인다. 윤 관장은 "유물 보존·관리 문제로 일단 서울과 호남권·영남권·충청권 4군데만 돌지만, 유물 등록이 마무리되면 13개 소속 국립물관이 상설 전시에 기증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1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교육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박물관의 조각·공예관 내 '청자실'을 '사유의 방'에 버금가는 박물관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관장은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40만 점 중 10만 점이 도자기다. 특히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수준 높은 청자 유물이 많다"고 말했다.

상설전시관 6곳(선사·고대관, 중·근세관, 서화관, 기증관, 조각·공예관, 세계문화관) 중 관람객의 방문 빈도가 가장 낮은 기증관도 내년까지 2년에 걸쳐 개편한다. 올해는 기증자의 삶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내년에는 기증 주제별로 전시공간을 구성해 기증자의 참뜻을 전할 방침이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는 계속 이어진다. 상반기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8월 28일까지)에 이어 10월에는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을 개막한다. 특히 고종 황제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투구와 갑옷이 눈길을 끈다. 내년 6월에는 세계문화관 내 '세계도자실' 후속으로 '그리스·로마실'을 연다.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 127점을 선보인다.

아울러 우리 문화재를 국외에 알리는 '한국실 지원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윤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던 사업을 올해부터 박물관이 이관 받았다. 현재 23개국에서 68개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에 편중되어 있다. 오는 11월 태국 방콕 국립미술관 내 한국실 실감콘텐츠관 설치가 동남아시아에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모든 국민이 쉽게 이용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장애인과 취약계층 친화적인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관장은 "장애인 특화 교육공간인 '장애인 스마트 강의실'을 12월 오픈하고,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실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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