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5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절차를 완료했다. 주 위원장은 "당 지지율을 높이는 혁신을 꾀하면서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혁신형 관리 비대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국위 회의 후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하여 당의 리더십을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비대위의 성격에 대해 "우리 비대위는 혁신과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전당대회도 관리해야 한다"며 "'혁신형 관리 비대위'라 명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와 당이 매우 어려운 이때에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심이 컸지만, 나라와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저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의 임무에 대해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여 하나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조속히 하나된 단합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자"고 촉구했다. 이어 당의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면서 "마침 당 혁신위원회가 활동 중에 있기 때문에 좋은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원은 9명으로 구성되며, 당연직을 제외하고 6명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중 외부인사는 2~3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주 위원장은 밝혔다. 비대위원 인선은 외부위원의 검증과정을 거쳐 빠르면 이번 주말에서 늦어도 다음주 초에 완료될 전망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 주 위원장은 "가급적 비대위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바로 전당대회를 진행하자는 의견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데 종합해서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첫 정기국회 중에 여당이 전당대회를 두 달 가까이 하는 건 국민들로부터 비판의 소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윤핵관 2선 후퇴론'에 대해서는 "윤핵관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상황이 어려운 데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비대위에 참여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처분신청을 예고한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사법으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 이 대표 역시 당을 사랑하는 분이기 때문에 당에 걱정이 되지 않는 선택을 하리라 본다"며 "빠른 시간 안에 연락드려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위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당원들을 상대로 ARS(자동응답) 투표를 진행해 정수 총 707명 중 511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463명이 비대위원장 임명에 찬성해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가결했다.
오전에는 당 대표 직무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가결됐고 오후에는 화상 의원총회에서 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내용의 안건이 추인되는 등 관련 절차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