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동지역을 제외한 도 전역에 호후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8일부터 2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침수와 고립 피해 등이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쯤 평창군 용평면 속사리 계곡에서 펜션 투숙객 A(54)씨가 급류에 휩쓸렸다. 이에 소방당국 등이 수색에 나서 오전 10시 20분쯤 실종 지점 1㎞ 인근 하류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했다.
앞서 이날 오전 3시 56분께 횡성군 우천면 산전리에서는 B(44)씨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원두막에 고립됐다가 1시간 30여 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오전 2시 7분쯤 횡성 공근면의 한 주택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작업을 벌였다. 철원에서는 논 1㏊가 침수되기도 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20분쯤 철원군 동송읍 오지리에서는 한 주택이 침수돼 2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49분쯤 동송읍 상노리 담터계곡에서는 차량이 고립돼 4명이 구조됐고, 비슷한 시각 동송읍 이평리 한 주유소에서는 지하실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빗물 30톤 가량을 뺐다. 이와 함께 춘천, 횡성 등지에서 토사 및 토석류 유출 7건, 횡성에서는 도로 침수도 1건 발생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횡성 청일 264.5mm, 홍천 시동 207.5mm, 평창 면온 203.5mm, 철원 동송 158.5㎜, 화천 사내 144.5㎜, 기록하고 있다.
동해안 지역을 제외한 도내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오는 11일까지 예상강수량은 강원중남부 내륙과 산지 100~250mm, 많은 곳은 35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북부 내륙과 산지, 동해안 지역은 50~150mm다.
기상청 관계자는 "어제(8일)부터 이미 100~200mm의 많은 비가 내린 강원도에는 비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 운영에 돌입하고 재난취약지역 모니터링과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평창강, 홍정천, 송천 등 둔치주자창 4곳을 통제하고 국립공원 탐방로 37개소도 통제했다. 또 춘천과 철원 등에는 산사태 예보를 발령했다.
연일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도내 주요 댐들은 수문을 개방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화천댐 등 북한강 수계 댐은 수문을 열고 수위를 조절 중이다.
소양강댐의 경우 당초 이날 정오쯤 수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강우량이 줄어든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10일 오후 3시쯤부터 방류할 예정이다. 소양강댐 수문이 개방되면 지난 2020년 8월 5일 이후 2년 만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호우피해 예방을 위한 재난취약지역 모니터링과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호우특보 확대 또는 피해 발생 시 재대본 3단계를 가동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