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열차가 멈추고 시민들이 고립되는 등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강수량은 가평 조종 193.5㎜, 연천 중면 183㎜, 부천 180㎜, 인천 177.8㎜, 포천 가산 163.5㎜, 서울 90.5㎜를 기록했다.
현재 서울을 비롯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9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홍수주의보까지 발령된 상태다. 오후 7시를 기해 한강홍수통제소는 경기 남양주시 한강 지류인 왕숙천 진관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한탄강 지류인 포천 영중면 영평천 영평교 지점에선 오후 2시 30분을 기점으로 홍수경보가 내려졌고,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수위가 급격히 상승해 4m를 넘어섰다.
이날 낮 12시 32분쯤 양주 백석읍에 위치한 광백저수지에서는 한 남성이 불어난 저수지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 남성은 40여분 만에 구조됐다.
연천 신서면 답곡리 논과 포천 소홀읍 무봉리 광장에서도 각각 1명과 2명이 고립되는 사고가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기 부천시 한 병원건물에선 지하 1~2층이 빗물에 침수되면서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340여 명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에서는 전철 선로가 침수돼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지하철 1호선 주안역~도화역 구간의 하행선 2개 선로가 빗물에 잠겼다. 이 여파로 구간을 지나던 열차 1대가 안전사고를 우려해 서행하면서 운행이 20분가량 지연됐다. 뒤따르던 열차 7대의 운행도 늦어졌다. 코레일 측은 빗물이 빠져나간 뒤인 오후 1시 20분쯤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같은 시각 인천 용현동 도로에서 차량이 빗물에 잠기며, 소방이 출동해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오후 12시 25분쯤 인천 운서동에서는 왕복 8차로 지하차도의 일부 구간이 침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차량을 통제한 뒤 30t가량 빗물 배수작업을 했다.
인천 도화동의 한 재래시장도 물폭탄을 맞았다. 이날 오전 빗줄기가 시장 안까지 쏟아지면서 시장 점포 곳곳에 흙탕물이 들어찼다.
또 인천경찰청 앞 도로에서는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졌고, 인근 인도와 차로가 빗물에 침수돼 통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200건이 넘는 호우피해가 접수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오는 10일까지 수도권 등에 100~2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 봤다. 일부 지역엔 350㎜ 이상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의 임진강·한탄강·북한강 등의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등을 경계하고, 저지대 침수와 하천과 저수지 범람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