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에 실린 동위원소전지 우주실증 성공

원자력연구원, 미국과 러시아 이어 우주용 동위원소전지 개발 성공
달 탐사 및 심우주 탐사서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원으로 활용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동위원소전지 시제품(왼쪽)과 동위원소전지 모형(오른쪽).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우주용 동위원소전지가 지난 6월 21일 발사한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을 통해 실증에 성공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8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달 탐사용 동위원소 전지를 개발한 홍진태 박사 연구팀은 자체 기술로 120밀리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는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연구원이 개발한 동위원소전지는 지름 8.5㎝, 높이 12.75㎝, 무게 750g의 원통형 구조로 방사성동위원소 열원과 열전모듈, 열제어 구조체로 구성돼 있다.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 시험을 통해서는 지구 저궤도에서 방사성물질 사용을 금하는 UN 국제규범에 따라 방사성동위원소 열원이 아닌 전기 히터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누리호 탑재 전 지상에서 다양한 시험을 수행했다. 저온의 진공상태를 모사한 우주 환경 온도 시험과 우주선 발사 시 발생하는 강력한 진동을 견디는 우주선 발사 진동시험, 탐사선이 발사체에서 분리될 때 발생하는 극심한 충격에 대비한 우주선 페어링 충격 모사 시험을 거쳤다.

또 우주에서 발생하는 강한 감마선을 견디는 감마선조사시험을 수행하는 등 각종 우주 환경을 모사해 성능을 검증했다.

누리호 성능검증 위성 시험은 7월 11일, 7월 26일 두 차례 이뤄졌다. 우주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지와 함께 동위원소전지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검증했다.

시험 결과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1, 2차 시험 모두 목표 전기 출력 120±50mW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극저온의 달 표면에서 이차전지의 방전을 막고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실증 시험으로 연구원이 개발한 동위원소전지는 우주 환경에서 검증한 이력을 뜻하는 '우주 헤리티지'를 확보했다. 이후 3개월, 1년 6개월 동안 장기 시험을 통해 동위원소전지의 우주방사선 환경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은 향후 방사성동위원소 열원을 탑재한 동위원소전지를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달 탐사선 탑재를 목표로 다양한 규격의 동위원소전지를 개발하고 화성 및 외행성 탐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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