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입학' 반발 전방위 확산…'불통' 박순애 커지는 사퇴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학연령 하향 관련 학부모 단체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만 5세 초등 입학' 학제개편 방안에 대한 반발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졸속 추진에 불통 논란까지 이어지며 박순애 교육부장관에 대한 사퇴론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교원 등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범국민연대는 지난 1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개편안을 즉각 철회하라며 1주일째 반대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 반대 서명은 나흘만에 2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범국민연대는 다음주에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천 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교육계에서는 사회적 파장이 큰 정책을 공론화와 숙의 과정 없이 불쑥 '생색내기'로 발표했다가 뒷감당을 못하는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류영주 기자

박 부총리는 입학 나이를 낮추는 건 학제개편안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만5세 입학'을 둘러싼 반발은 학부모 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학계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
 
급기야 대통령실에서도 각계 각층의 여론을 듣고 신속히 공론화를 추진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부랴부랴 박 부총리는 의견수렴을 하겠다며 지난 2일 급하게 학부모 간담회를 갖었는데 이마저도 뒤늦은 '졸속 간담회'라는 비판이 나왔다.
 
간담회에서는 "정책 과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다"고 사과하고,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거센 반발에 철회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인데, 하지만 정책 발언이 자꾸 바뀌면서 혼선을 초래해 '백년대계'라는 교육 정책의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
 
또 '교육청 패싱'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급하게 마련된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도 이견이 노출되며 불통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박 부총리는 기자들 질문마저도 피하는 '불통 논란'까지 이어졌다.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박 부총리는 미리 준비한 발표문만 낭독한 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지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고 다급히 이동하다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여론 청취에 나서겠다던 박 부총리가 '질문 패싱' 등 침묵으로 일관하자 소통 부재라는 지적에다 사퇴론까지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자 질문 받지않는 박순애 부총리. 연합뉴스

박 부총리는 여당 중진 의원들을 찾아가 "앞으로 잘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권 내에서도 도덕성 논란에 정책 능력 부족까지 불거지면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박 부총리는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앞으로 공론화 거쳐 추진방향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며 뒤늦게 여론수렴에 나섰지만 뒤집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정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 만에 교육계는 물론이고 학부모, 정치권까지 반발이 거세고 대통령실까지 여론 진화에 나서면서 장관 사퇴론까지 불거지는 등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고 있다.
 
'만5세 초등입학' 졸속 추진에 대한 사회적 혼란과 반발 등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정책 철회' 요구가 '사퇴 책임론'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교육위가 다음주에 열리게 되면서 총공세가 예상된다. 박 부총리로서는 최대 고비를 맞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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