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외교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식 창피한 국정운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역대급 좌충우돌 대통령과 자초위난(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다) 정권이 날마다 대한민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미 하원의장이 다른나라 정상을 만나고 방한했는데 대통령실에서 어제 하루만에 휴가중이라 안 만난다고 했다가 다시 만남을 조율중이라 한 뒤 최종적으로 만남이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 바이러스가 국정 전반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맹폭했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해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대만 방문 직후라 외교적 부담을 느낄수도 있지만 대만 방문과 한국 방문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펠로시 의장과 대한민국 정부와 주 의제는 대만 문제가 전혀 아니다. 북한과 핵문제 한미동맹 등이다"라며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도 국익을 위해 미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미국의 외교안보는 의회가 초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검토했을 때 주한미군 유지 결의를 한 것도 미 의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의회의 대표인 하원 의장은 미국 국가의전 서열로는 부통령에 이어 3위인데 워싱턴 권력에서는 사실상 2인자"라며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 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건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의 비판이 쏟아진 이후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