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선배님과 같은 날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렇게 같이 던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드류 루친스키, 양현종 그리고 구창모에 이어 이번에는 김광현이었다. KBO 리그의 간판급 에이스들과 맞대결 릴레이를 펼치고 있는 안우진이 또 한번 판정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키움 히어로즈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안타 5개, 볼넷 3개, 몸 맞은 공 2개를 내줬지만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 하며 잘 버텼다. 하지만 SSG 타선이 안우진 공략에 실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치는 순간을 꿈꿔왔다는 안우진은 "오늘 경기가 팽팽했는데 그래서 더 집중력이 생겼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안우진은 지난주 수원에서 열렸던 kt 위즈와 경기에서 5⅔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부진은 계속되지 않았다. 빠르게 반등했다.
안우진은 "한 경기 안 좋았다고 거기에 너무 빠져 있으면 계속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주위에서도 그런 조언을 많이 받았다. 지난 경기는 빨리 잊고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경기에서는 초반에 커브 사용을 많이 안 하고 직구,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다. '강강강'으로 던지다가 오늘은 강약 조절을 했고 그래서 타자들이 더 어려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키움의 1선발로서 선발 로테이션상 타 구단의 1~2선발급 투수와 자주 만난다. 상대 투수가 강하면 타자들의 득점 지원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투구 내용을 발판삼아 시즌 11승(5패)을 수확했다.
안우진은 타자들의 득점 지원 부족에 대해 아쉽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안우진은 밝은 표정으로 "타이트한 경기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타이트하다 보니까 다시 마운드에 올라가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렇게 되면 집중력이 계속 유지된다. 득점이 많이 나오면 오랫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게 돼서 그 다음에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타이트한 경기가 좋은 것 같다. 타자들에게 서운하거나 그런 거 없다"고 말했다.
든든한 득점 지원을 마다할 투수는 없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바로 에이스의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