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가 짚은 김민아의 우승 원동력

지난달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프로 첫 정상에 오른 NH농협카드 김민아(오른쪽)가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조재호 프로의 전용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프로당구 14개 대회 만에 드디어 첫 우승을 이뤄낸 김민아(32·NH농협카드). 지난달 20일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대한당구연맹(KBF) 여자 3쿠션 랭킹 1위의 자존심을 찾았다. 김민아는 2020-2021시즌 도중 프로로 전향해 두 차례 8강에 오르고 2021-2022시즌 개막전 4강 진출 등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에 빠지며 지난 시즌을 10승 9패로 마쳤다.

이런 가운데 김민아는 올 시즌 개막전인 6월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4강에 진출해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더니 2차 대회인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민아는 2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우승 원동력으로 달라진 멘털을 꼽았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경쟁 선수들의 선전에 따른 조바심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까지와 달리 "마음을 비우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하니 우승까지 달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 변화와 향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였다. NH농협카드 주장 조재호의 조언을 빼놓을 수 없다. 조재호 역시 KBF 시절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였고, 김민아 등 동료들과 함께 지난 시즌 팀 리그를 치렀다.  김민아는 "조재호, 김현우 등 고수 선배들이 주위에 있어 좋은 점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20일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를 꺾고 정상에 오른 김민아. PBA

조재호는 "김민아는 스트로크를 구사하기 전 준비 동작에서 큐를 잡은 오른손을 과도하게 빼는 경향이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강하게 치려고 하지만 사실 손이 너무 뒤에 있기 때문에 실제로 큐를 앞으로 미는 동작은 부족하다"면서 "또 백스윙 동작이 커서 정확도도 떨어지는 경우가 적잖다"고 분석했다.

이에 조재호는 오른손을 빼는 동작을 작게 줄이라고 조언했다. 김민아는 "사실 일찌감치 조언을 들었지만 지난 시즌 중에는 개인 투어와 팀 리그로 수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 "비시즌 충분히 폼을 바꿨는데 스트로크가 간결해지니 미는 힘도 더 실리고,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김민아는 모기업의 전폭적 지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김민아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조재호 선배가 우승한 뒤 NH농협카드 윤상운 대표이사님께서 선수단을 위해 소고기 회식을 열어주셨다"면서 "그때 건배사로 '하나카드 우승은 김민아 거다' 외쳤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우승을 하고 윤 대표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같은 식당에서 똑같이 건배사를 하면 되겠다'고 하시더라"면서 "항상 든든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의 헌신도 잊지 않았다. 김민아는 "경기적인 면에서 항상 현장에서 도와주시는 스포츠단 지원은 없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같은 선수 출신이라 장한섭 단장님이 마음을 잘 헤아려주신다"고 귀띔했다. 장 단장은 소프트테니스(정구) 세계선수권 및 아시안게임에서 다수 우승한 전설이다.

부단한 노력으로 KBF 시절 여자 랭킹 1위의 자존심을 찾은 김민아. 프로 첫 우승 뒤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료들의 힘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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