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전설' 유남규 한국실업탁구연맹 부회장(54)의 피를 이어받은 유예린(14·서울 문성중2)이 대통령기 2관왕에 올랐다.
유예린은 1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38회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 여중부 단식 결승에서 이승은(안양여중3)을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게임 스코어 3 대 2(11-9, 12-10, 11-13, 8-11, 11-6) 신승으로 우승을 장식했다.
여자 복식에서도 유예린은 같은 학년 김은서(문성중)와 함께 출전해 우승을 합작했다. 결승에서 김태민-김예서(문산수억중)에 3 대 1(12-10 6-11 11-8 11-6) 승리를 거뒀다.
유예린은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 부회장의 딸로 일찌감치 천재성을 입증했다. 지난 5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2 WTT(월드테이블테니스) 유스 컨텐더' 15세 이하 여자 단식 우승 등 청소년 대표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유예린은 그동안 고전해왔던 이승은을 눌렀다. 이승은은 최근 보기 드문 핌플 러버를 사용하는 수비 전형 선수다.
유 부회장은 "예린이가 유스 컨텐더에 다녀와서 자신감이 붙고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원래 서브와 백핸드를 잘하는데 포핸드도 나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여중부 대회 첫 우승이라 의미가 있다"고 아빠 미소를 보였다.
다만 유 부회장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성장 과정"이라면서 "힘이 더 붙어야 하고 더 큰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어 "앞으로 더 성장해 김나영(17·포스코에너지)이나 신유빈(18·대한항공)과 겨룰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부회장은 최근까지 삼성생명 여자 탁구단 감독을 맡았지만 신생팀 한국거래소 남자팀 지휘봉을 잡았다. 고향인 부산 연고팀의 제의를 뿌리치지 못하기도 했지만 딸의 미래에 부담을 줄 수도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남자팀을 맡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