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정영주(51)가 개인전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를 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8월 21일까지 연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작품 28점을 본관·오룸에서 선보인다. 6년 만의 국내 개인전이다.
온기와 정감이 느껴지는 달동네 풍경은 정영주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다. 작가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릴 적 서울과 부산의 달동네에서 살았지만 특정 지역을 그린 건 아니다. 작품의 주제를 결정하면 과거에 수집했던 판잣집 이미지를 머릿 속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캔버스 속 달동네는 상상 속 풍경인 셈"이라고 말했다.
출품작들은 캔버스 위에 한지를 오려 붙이는 '파피에 콜레 기법'으로 제작했다. 일단 스케치를 한 다음 지붕 모양으로 자른 한지를 구겼다가 펴서 붙인다. 입체적으로 완성된 집의 형상에 색채를 입히고 마지막으로 가로등 불빛을 그려 넣으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작가는 "저부조 조각처럼 입체감이 느껴지는 것이 제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출품작의 참멋을 느끼고 싶다면 화랑을 직접 방문하길 권한다.
달동네 풍경을 그리는 작업은 작가에게 치유의 과정이다. "초라한 제 모습을 투영한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 덕분에 치유받았습니다. 이젠 제 작품을 보면서 마음이 치유된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2009년 부산시립미술관 개인전을 비롯 서울, 파리, 런던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및 미술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아트 바젤 홍콩에서는 출품작이 완판됐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이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