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울려퍼진 꽹과리…사물놀이에 인종도 언어도 뛰어넘었다

주남아공문화원서 사물놀이 한마당…태권도·K-팝 댄스도 어우러져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9일(현지시간) 사물놀이로 흑인, 백인, 황인 등이 어울려 신명 나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날 주남아공한국문화원(원장 천정범)이 초빙한 국립국악원 이대원 강사의 지도 아래 현지인 위주로 꽹과리, 징, 장구, 북이 어우러진 사물놀이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둥~' 징소리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딴따 따다당 딴따 따다당' 꽹과리 상쇠소리에 어깨춤이 저절로 나옵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감이 가미된 북소리와 장구 가락도 꽤 조화를 이룹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지난 2주간 하루 몇 시간씩 강행군 연습한 끝에 이룬 수준급 공연 발표회였습니다.

사물놀이라는 한국인의 흥겨운 전통 음악을 매개로 이곳 남아공 흑백 인종이 한 데 어울리는 장이 마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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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남아공 태권도 흑인 사범이 지도하는 품세와 태극 1장 시범에 흑인 여교사가 부르는 아리랑, 백인 고등학생의 첼로가 태권도에 동서양 음악을 입힌 공연이 되게 했습니다.

한류 하면 빠질 수 없는 K-팝 댄스 공연도 문화원의 현지 지도 강사별로 조를 이뤄 진행돼 갈채를 받았습니다.

한 시간 남짓한 발표회와 공연이 끝나자 "너무 짧다"고 다들 아쉬워하며 떠날 줄을 모릅니다.

일부 참가자들은 흘러나오는 배경 방송 음악에 맞춰 즉석 댄스를 계속 춥니다. 이대원 강사에겐 "사랑해"를 연호하며 박수 치고 너도나도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한류 스타급 대접을 했습니다.

처음 만난 가족끼리 포옹을 하고 한류를 매개로 서로가 가까워진 자리였습니다.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딸 둘을 데리고 나온 리젤 파우리(37)씨는 "나는 한국 문화, 음식에 홀린 슈퍼 팬이다. 특히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이 있는 한국 가사가 너무 좋다"며 이날 발표회도 최고라고 흡족해했습니다.

이날은 발표자 가족 친지까지 잔뜩 100명 가까이 몰려와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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