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놀이 클래스 좀 보소' 이정후 최다 홈런 치자 박병호는 끝냈다

2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t wiz의 경기. 9회말 2사 주자 1루에서 kt 박병호가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영웅 군단을 함께 이끌던 선후배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재 히어로즈의 중심인 키움 이정후(24)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등으로 역전승을 이끄는 듯했지만 예전 영웅 군단의 4번 타자 kt 박병호(36)가 3시즌 만의 30홈런을 끝내기로 장식했다.

박병호는 27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9회말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려 5 대 4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kt는 8회까지 3 대 4, 1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5회 앤서니 알포드가 선제 2점 홈런을 날렸지만 키움에 역전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키움을 이끈 선수가 이정후였다. 6회초 이정후는 시즌 16호 좌월 홈런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2020년 15홈런을 넘어선 개인 한 시즌 최다 아치라 더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이정후는 2 대 2로 맞선 7회초 역전 좌중월 2타점 2루타까지 날리며 이날의 영웅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이날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2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t wiz의 경기. 6회초 무사 주자 없을 때 키움 이정후가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kt에는 '원조 영웅'이 있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박병호가 kt를 구해냈다.

그야말로 극적인 한 방이었다. kt는 3 대 4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이 1번부터 시작되는 타순이었다. 그러나 조용호와 2번 배정대가 상대 마무리 문성현에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 순식간에 2아웃이 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kt는 그러나 알포드가 풀 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박병호가 문성현의 4구째 시속 132km 슬라이더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렸다. 3볼에서 자신 있게 돌린 스윙이 개인 통산 4번째 끝내기 아치로 연결됐다.

이 한 방으로 박병호는 2019년 33홈런 이후 3년 만에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거포의 상징인 30홈런을 채우면서 올 시즌 완벽한 부활을 재확인했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6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렸지만 2020년 21개, 지난해 20개로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kt로 이적한 올 시즌 4년 연속 홈런, 타점왕의 명성을 완전히 되찾았다. 2018년(43홈런) 이후 4년 만에 40홈런도 바라볼 태세다.

이변이 없는 한 3년 만의 홈런왕도 예약한 상황이다. 박병호는 홈런 2위 김현수(LG)와 격차를 11개로 벌렸다. 박병호는 타점(77개)와 장타율(5할9푼7리)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후도 타율(3할4푼1리), 안타(116개), 출루율(4할2푼3리) 등 3개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이날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까지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4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의 끝내기 홈런을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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