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중구 한국의 집에서 열린 문화재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는 청와대 활용방안 잡음 관련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상급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전시공간 조성 등 청와대 활용방안을 두고 문화재청 노조 등에서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나온 탓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구체적인 답변이 아닌 원론적인 현황만 반복해 전달했다.
문화재청 측은 이날 간담회에서 "직원들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청와대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기초 권역 조사 단계가 지나야 대통령실, 문체부와 협의를 거쳐 방향성이 결정될 것 같다. 현재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청와대 관련 의견이 노조 전체 의견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청와대 업무량이 많아 지금이라도 그만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이번에 임시로 관리를 맡아봤지만 사실상 손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 관람 편의 제공에만 매진하고 그 이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제 불찰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청와대 하나만 지키는 기관은 아니다. 앞으로 여러 안을 가지고 준비를 해나가겠지만 현안 파악 등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은 '보존'이 본연의 업무다.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에서 충분히 그런 부분이 논의, 조율이 되면서 정비된 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국정과제에서 청와대는 문체부와 문화재청의 공동 과제다. 대통령실까지 포함해 상충되지 않고, 서로 협의를 거쳐 보존과 활용이 함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저희가 임시 관리 조직으로서 충실히 운용을 했고, 청와대가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보고이자 관광자원인만큼 저희 문화재청 본연 업무를 충실히 하면서 지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5월 개방한 청와대는 21일 문체부 업무보고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는 청와대를 보존하되, 정교하게 재구성해 미술품 등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고품격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방안이 담겼다. 그러나 일제 잔재 청산에 따라 1993년 철거된 조선총독 관저 모형을 복원한다는 세부 내용에 야권을 비롯해 뜨거운 반발이 일기도 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청와대 문화재 지정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문화재청지부는 "청와대를 거대한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켜 베르사유 궁전처럼 꾸민다는 업무보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청와대로 정부 내 갈등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문체부는 "청와대 활용방안 추진에 정부 내 혼선은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