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중교통의 미래를 고민하는 포럼에서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비해 부산지역 대중교통 체계를 철도 중심의 광역교통망으로 개편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이 제시됐다. 복합환승센터 등 광역 교통망의 중심지 역할을 할 시설이 필요하다며, 접근성이 뛰어난 부전역을 중심으로 동남권 도심지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산대중교통미래포럼은 26일 오후 2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대중교통미래포럼 제3차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민선 8기 대중교통 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인프라 확충, 미래 교통 시스템의 도입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메가시티 대응을 위한 대중교통 개편'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부·울·경 메가시티 시대에 대비해 부산지역 대중교통 체계를 승용차 중심에서 광역철도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국 부산연구원 도시·환경연구실장은 동남권 주요 수단별 통행량을 분석한 결과 승용차 통행이 68.5%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대중교통 통행은 31.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철도를 이용한 통행량은 7.6%에 불과했다며, 이는 동서 간 철도교통망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부산은 수도권을 오가는 고속철도망은 부산역을 중심으로, 도심지와 동남권 인접 도시를 잇는 도시철도망은 부전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두 철도망이 분절돼 불편이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동남권 중심철도역'을 조성해야 한다며, 접근성이 높은 '부전역'을 복합환승센터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상국 박사는 "부·울·경 메가시티에 광역교통망은 필수인 만큼, 철도 중심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고 부전역을 메가시티 중심 철도역으로 특화해 광역중심지 성장축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하는 부산역은 북항재개발과 연계한 유라시아철도 부산국제역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전역을 동남권 중심철도역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용객 편의를 제공하는 통합역사 구축, 환승이 가능한 부전역 지하고속열차 정차장 설치, 복합환승센터 건립 등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GTX에 대응한 동남권 메가시티 급행열차(MTX)를 운영해 창원과 부산, 울산을 잇고, 장기적으로 대구까지 연결할 수 있는 순환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어서 주제 발표에 나선 박경아 한국교통연구원 도시교통·연계환승센터장은 한발 더 나아가 부산지역도 주요 교통수단을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 환승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역과 동대구, 네덜란드와 미국 등 국내외 환승센터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또 부산지역 환승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철도사업 추진 시 선제적 환승센터 구축', '도시개발사업과 환승센터 구축 통합 추진', '대중교통체계 개편사업 병행', '사업추진체계 개선 및 전담 조직 구성' 등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플랫폼 기반의 공유 교통, '스마트 모빌리티' 도입을 주제로 한 토론도 오갔다.
황기현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심 내 교통사고 위험과 혼잡을 줄이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 혁신이 필수"라며 "구제 개혁 등 지원과 갈등 관리를 통해 수요자 중심의 모빌리티로 페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차진구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업무이사는 "모빌리티 사업의 경우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에 시민적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며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 시민들이 혜택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부산시가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