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26일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기강문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기점으로 국민의힘까지 '쿠데타', '폭력경찰' 등 격한 표현을 동원해 가며 공세를 퍼부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치안 관서장들의 집단행동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아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표현도 국민들의 그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과 치안은 국가의 기본 사무로 최종적인 지휘감독자는 대통령"이라며 "정부가 헌법과 법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과 조직개편안에 대해 집단적으로 반발한다는 것은 중대한 국가의 기강문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 이후 경찰을 향한 공세는 여당에서 이어받아 일사불란하게 진행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총을 쥐고 있는 공권력"이라며 "그 어떤 항명과 집단행동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군대가 제도 개혁에 반발해 위수지역을 벗어나 집단행동을 한다면 용납할 국민이 어디 있느냐"며 "군의 항명과 경찰의 항명은 같은 무게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경찰 장악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것과 관련해서도 "치안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선동정치"라며 "과거 민정수석을 통해 경찰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야당이 되자마자 안면몰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무기를 소지하고 국민들 인신까지 구속할 수 있는 경찰 집단이 명령 체계를 무시하고 항명하는 건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며 "경찰 내의 일부 항명 세력은 더 이상 국민을 볼모로 잡고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거들었다.
지도부의 공세 기류와 발맞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도 집단으로 성명서를 내고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61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지역 경찰 지휘부가 스스로 자기 치안 지역을 벗어나 치안 공백을 자초한 것은 국민들께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일부 경찰 지도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주장을 보면 그동안 문재인 정부 하의 경찰이 얼마나 권력에 도취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민주 법치국가에서 견제를 받지 않는 거대 공권력은 그 자체로 폭력이다. 대한민국 경찰을 정치경찰, 권력경찰, 폭력경찰로 만들고자 하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