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쿠데타' 어제 행안부장관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경찰의 지금 모습이 흡사 하나회의 12.12쿠데타 같았다' 이렇게 말을 했죠. 그리고 경찰청은 경찰의 집단행동과 인터뷰를 금지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의 반발은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파출소장 지구대장 같은 현장의 팀장급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7월 30일에 모이자는 제안도 나왔는데요. 지금부터 그 제안을 한 경감 한 분을 직접 만나보죠. 마산 동부경철서 양덕지구대의 류근창 지구대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류근창 경감님, 나와 계십니까?
◆ 류근창> 안녕하세요. 류근창입니다.
◇ 김현정> 저희와 인터뷰 약속을 한 게 어제 오전인데 오후들어서 인터뷰 금지령이 경찰에 내려졌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저희는 인터뷰 취소 연락이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약속대로 인터뷰에 나와 주셨어요.
◆ 류근창> 네, 인터뷰 약속을 한 이후에 들었는데요. 일단 먼저 선약이 중요하고 제 징계보다는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에 대한 걱정이 좀 더 크거든요. 그래서 용기를 내었습니다.
◇ 김현정> 어젯밤에 인터뷰가 한 건 더 있었죠. 류 경감님.
◆ 류근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인터뷰 후에 혹시 경찰 지휘부라든지 상관의 연락 같은 건 없었습니까?
◆ 류근창> 네, 주변에서 걱정하시는 분들의 연락은 많이 받았는데 지휘부나 상관의 연락을 아직 받은 바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일선 경찰의 행동을 바라보는 행안부 장관의 시각. 어제 여러 차례 잘 표현이 됐습니다. 흡사 쿠데타 같다. 12.12 당시 하나회 모습 같다. 총칼을 동원할 수 있는 집단 아니냐,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어떠셨습니까?
◆ 류근창> 저는 장관께서 비교를 매우 잘못하셨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 지난주 토요일 날 총경들이 총 휴대하고 회의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12.12처럼 경찰청장을 연행한 것도 아니고요. 1%도 맞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분들이 정부의 전복하고 권력을 얻기 위해서 모인 것도 아닙니다. 그냥 50명 모여서 해산명령 받고 한 시간 만에 헤어진 것인데. 쿠데타 말씀하신 것은 좀 과하다고 생각하고요. 좀 장관님께서 침착하시게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현정> 어른으로서의 면모요?
◆ 류근창> 너무 급하게 다그치시는 것 같아요. 저희도 경찰을 걱정하고 그리고 정부를 걱정해서 모이고 설명 드리려고 한 것인데 너무 매몰차게 이렇게 해 주시는 것 같아서 서운하거든요.
◇ 김현정> 어른답지 못한 모습이다, 이런 얘기도 일선에서 나오나 봐요.
◆ 류근창> 그렇죠. 아무래도 행안부 장관하면 매우 큰 자리고 어른답게 따뜻하게 안아주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면 고맙겠다는 뜻입니다.
◇ 김현정> 어른답게 좀 들어주시고 안아 달라, 설득해 달라,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설명을 해달라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민생과 무관한 배부른 밥투정이다.
◆ 류근창>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하셨는데 사실은 경찰보다 더욱 많이 검사 회의를 가졌던 검사분들이 더 배부른 밥투정 아니겠습니까? 그분들은 사표까지 흔들었는데 사실은 사표 쓰고 나가면 돈 더 많이 버시는 분들 아니에요? 배불러지시고요. 오히려 경찰이 아닌 검사들을 상대로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저희는 옷 벗고 나가면 연금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 검찰은 모여도 되는데 왜 경찰은 모이면 안 되느냐. 이게 어제 중요한 쟁점이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장관도 그렇고 대통령실 수석도 그렇고 같은 설명을 했습니다. 뭐라고 했냐면 그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허락을 했냐 안 했느냐 즉 검찰은 검찰총장이 해산명령 하지 않았지만 경찰의 경우에는 경찰청장이 해산을 명령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불복했으니까 문제다. 그게 차이다 이렇게 설명을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류근창> 지금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된다는 말씀을 너무 쉽게 하셔서 저는 마치 조선시대 신분제와 계급주의를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사상이 지금도 계신 것 같아 보이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어떻게 그렇게 느끼셨을까요.
◆ 류근창> 같은 공무원인데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된다는 것은 너무 두 집단을 갈라치기 하는 거거든요. 편애하는 것이죠.
◇ 김현정> 갈라치기 하는 것이다.
◆ 류근창> 경찰에서 총경들이 오후 2시에 모여서 오후 5시에 해산명령을 받았거든요. 그러면 최소한 회의종료 하는 데 정리하는 데 1시간 정도는 필요하죠. 그런데 그 1시간 좀 늦게 해산 했다 해서 해산명령을 위반했으니 잘못이다 한다면 오히려 명령 불복종으로 만들기 위해서 의도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 들거든요.
◇ 김현정> 만나기 전에, 모이기 전에 해산 명령을 한 게 아니고 모이고 있는데 있는 와중에 해산명령을 내린 것은 오히려 불복종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덫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말씀이세요?
◆ 류근창> 그렇죠.
◇ 김현정> 어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 해산명령 내린 것도 내 독자적인 판단이고 그리고 지휘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 경찰들. 이런 얘기 하셨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류근창> 지휘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그 말씀에 대해서는 저도 참 마음이 아파요. 윤희근 내정자께서 빨리 청문회를 거쳐서 청장이라는 안정적인 직위를 받으시면 참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일련의 사태 때문에 그분은 많이 속상하겠죠, 마음이 아프겠죠. 그런데 대기발령 된 것은 저는 그분의 뜻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독자적 판단 아니라고 보세요?
◆ 류근창> 뭔가 위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을 했다고 보고 이것은 저뿐만 아니고 많은 경찰관들이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도 저희가 류 총경님하고 그 말씀 나눴는데 똑같은 얘기하시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손, 배후. 장관 위에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이런 말씀하시던데 그냥 느낌적인 느낌입니까?
◆ 류근창>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쿠데타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일선 경찰들 분위기가 아주 격앙됐다. 특히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던 경찰들조차도 흥분했다, 이런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분위기가 정말 달라졌나요?
◆ 류근창> 경찰관들이 사용하는 내부 게시판이 있어요. 전산망이요. 류 총경님 대기발령 이후에 금요일 저녁하고 주말 사이에 100건 넘게 글이 올라왔어요.
◇ 김현정> 평소에는 얼마나 글이 올라왔는데요.
◆ 류근창> 평상시에는 하루에 대 여섯 건. 그런데 경찰국 설치 이슈 이후에는 하루에 10건, 20건 가까이 올라오다가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사이에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폭발적으로 지금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 대부분 근무교대 하면서도 경찰국 설치 관련 뉴스만 나오면 얼굴이 낯빛이 흙빛으로 변해버립니다. 우리들이 보기에 경찰서장, 총경들은 대단히 큰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의 명령을 바로 따라야 되는 현장의 경찰관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류근창> 그분들이 경찰들 걱정해서 그냥 50명 모였고 얘기 나눴는데 그 모임을 가진 사람들을 대기발령 되고 또 감찰 진행하고 징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얘기하니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경찰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고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거든요. 그런데 한 달 사이에 네 번 모여서 경찰개혁 제도를 만들어 냈다, 이거는 무시해도 너무 크게 무시하신 거죠.
◇ 김현정> 경찰국을 설치하는 문제 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렇게 설명하시더라고요. 청와대에서 밀실인사 할 때는, 즉 민정수석을 통해서 지휘하고 간섭하고 인사 개입하고 이럴 때는 침묵하다가 경찰국을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인사 지원하겠다 이렇게 하니까 왜 갑자기 장악 운운하느냐 이거는 선택적 분노 아니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류근창> 청와대에서 밀실인사를 했다고 하시는데 글쎄요, 고위직 안 가 본 저로서는 어떤 밀실인사가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시는 건지 구체적인 사례를 주지 않으셔서 모르겠습니다. 좀 구체적인 사례를 주시면 감사하겠고. 경찰청장의 인사권을 가져가겠다고 밝히신 거잖아요. 대놓고 경찰청장을 인사권이 없는 바지 경찰청장으로 만들겠다고 의사표시 하신 거예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사권인데요.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 형사과장, 그리고 도경찰청, 수사과장, 형사과장, 광수대장 그런 분들도 공무원이니까 당연히 승진을 하고 싶죠.
◇ 김현정> 당연하죠.
◆ 류근창> 승진을 하고 싶은데 그러면 자신의 지휘권자인 경찰청장의 말을 들어야 돼요. 왜냐하면 인사권을 그분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경찰총장은 인사권이 없고 행안부 장관이 인사권도 있고 감찰권이 있다 그럼 당연히 경찰청장이 아닌 장관한테 잘 보이고 그분들의 입맛에 맞게 수사를 해야지 자신들이 승진할 수 있는 게 당연하니까 개입이 안 될 수가 없는 것이죠.
◇ 김현정> 인사를 통해서 수사 지휘, 이런 것들을 하게 될 거다, 그런 이야기군요. 수사 간섭.
◆ 류근창> 당연하죠. 제가 보기에는 장관이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맞춰서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죠.
◇ 김현정> 수사 개입, 수사 간섭, 수사 장악, 이런 거 절대 없다라고 얘기했지만 인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얼마든지 그런 거 할 수 있는 부분, 그게 이제 우려된다는 말씀. 그런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지휘 갖고 있을 때는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 류근창> 글쎄요, 개입을 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경찰총장의 입김이 더 컸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경찰국이 신설되면 대놓고 경찰청장은 찍소리하지 말고 행안부 장관이 다 하겠다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은 것이죠.
◇ 김현정> 훨씬 공개적인 통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 류근창> 그럼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경찰들의 우려의 지점 알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경급, 그러니까 경찰서장급에 이어서 현장 팀장급들도 모이려고 한다, 맞나요?
◆ 류근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30일로 예고가 돼 있다, 이렇게 들었는데 진짜로 추진이 되는 건가요?
◆ 류근창> 네, 저 같은 경우에는 어저께 팀장 회의 할 때 지구대장, 파출소장도 같이 참여를 해보자라고 제의를 했고 입 닫고 모이지 말아라라는 지시가 왔었는데 좀 더 시간을 좀 더 시간을 보고 현장 분위기를 보고 판단을 해야 될 문제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징계가 내려지더라도 이 상황을 묵인할 수 없다라는 분위기가 지금으로서는 높습니까?
◆ 류근창> 아직까지는 높죠. 왜냐하면 그 앞에 우리랑 같이 근무하는 총경들이 대기발령 받았으니까 창피하게 여기에서 물러선다면 그분들한테 부끄럽지 않겠느냐라는 여론이 많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입장을 확인하도록 하죠. 경감님 고맙습니다.
◆ 류근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마산 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의 류근창 지구대장, 류근창 경감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