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류준열이 말하는 '최동훈 월드'와 '외계+인' 1부 접근법

영화 '외계+인' 1부 무륵 역 배우 류준열 <하>
류준열이 경험한 '최동훈 세계'

영화 '외계+인' 1부 얼치기 도사 무륵 역 배우 류준열.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포일러 주의
 
데뷔작 '응답하라 1988'을 시작으로 '더 킹' '택시운전사' '독전' '봉오동 전투' 등 자신만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하며 스크린을 사로잡은 배우 류준열이 '외계+인' 1부로 드디어 최동훈 감독과 만났다. 류준열은 어설픈 재주와 도술로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얼치기 도사 무륵을 개성 넘치는 연기와 인간적인 유머를 더해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최동훈 감독과의 작업은 신인 배우 류준열의 꿈이었고, 이번 '외계+인'을 통해 그 꿈을 이루게 됐다. 류준열은 '외계+인'에 관해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님의 세계관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상상 그 이상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5일 화상으로 만난 류준열에게서 최동훈 감독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세계와 만난 경험에 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외계+인' 1부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
 
▷ 최동훈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현장에서 최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많은 감독님과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게 가장 중요한 건 감독님과의 호흡이라는 점이다. 최동훈 감독님과는 쉽게 소통이 되어 좋았다. 감독님과는 '얼치기'를 제일 많이 이야기한 거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감독님이 '준열'이라며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신다. 종종 감독님께서 배역 이름을 부르실 때가 있는데 최 감독님은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 '준열'이라고 다정하게 부르는 속에서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꺼내주려고 하신 거 같다. 내 이야기를 많이 꺼내고 표현하게끔 하셨다.
 
▷ '외계+인'은 외계인에 도사, 로봇 등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무협, SF, 액션,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최동훈 감독만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세계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지점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난 이 시도 자체가 놀라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집에 가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데, 감독님 댁에 가보면 한쪽 벽에 책들이 정말 빼곡하게 있다. 옛 고전부터 내가 어릴 때 봤던 만화나 소설도 있고, 정말 감독님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내 눈엔 남녀노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 많이 보였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감독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구나' '이분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을 시도하고 스크린으로 보여준다고? 이게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종종 연출하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을 받는데 난 쉽지 않을 거 같다. 이런 이야기 갖고 연출한다?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몇 년이 지나도 눈앞에 선한 것처럼 정말 애쓰면서 만드시는 게 보였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고 느꼈다. 이게 정말 감동적이었고 가장 놀라운 지점이었다.


영화 '외계+인' 1부 얼치기 도사 무륵 역 배우 류준열.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 '외계+인'에 함께하며 최동훈 감독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었을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실제로 회사 대표님과 했던 이야기다. 신인 때 회사 대표님과 대화하면 '넌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니?'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니?'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랬을 때 이러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이런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하면서 최동훈 감독님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에 시나리오 제의가 들어왔을 때 대표님이 그때 기억나냐고 하시면서 최동훈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울컥하는 감정이 확 들면서 짧지만 대표님과 처음 이야기했던 순간부터 시나리오 제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까지 파노라마처럼 스치면서 너무 즐겁고,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3부가 나오고 4부가 나오고 그 이상이 나올 수도 있는데, 꼭 감독님과 다음 작품을 하면서 첫 작품을 했을 때 내가 아쉬웠던 부분, 감독님께 다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 등을 다음 작품에는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다. 다음 작품도 함께하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
 
▷ 예비 관객들을 위해 '외계+인' 1부를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을 전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인데, 주변에서 '너 무슨 영화 찍어?'라고 물으면 설명했던 게 있다. 영화에 외계인이 나온다고 하면서 '외계인 영화 많이 봤잖아? 외계인이 현대에 있으면 과거에도 있지 않았겠어?'라고 말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가까운 과거가 아니라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에도 있었을 거 아니냐고 하면 없다고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때 외계인을 봤던 사람은 어떻게 표현할지, 실제 스크린에서 보면 어떤 모습이고 어떤 감정일 거 같은지 물어보면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부분에서 관객들이 한 번 빠질 것 같다. 그러면 '현대에서 보는 외계인과 과거에서 보는 외계인, 그리고 그 외계인이 나오는 세계 사이 시간의 문이 열리고 왔다 갔다 하면 어때?' 이러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거다.
 
나 역시 그 정도 설명을 들었을 때도 호기심이 확 생겼다. 관객들도 SF 영화를 보는 듯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사극을 보는 듯한, 이런 부분을 왔다 갔다 하면서 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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