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서장회의' 윤희근 이어 김광호 서울청장도 '숙고' 당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국민의 눈높이에서 냉정히 숙고해달라"
윤희근 후보자 "신중한 판단과 실행이 요구된다"
23일 총경급 경찰관, 전국 서장회의 예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총경급 경찰관들의 '전국 서장회의' 개최와 관련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에 이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숙고를 당부했다.

김 청장은 22일 서울 지역 서장 등 총경급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한 길과 방향이 무엇인지 국민 눈높이에서 냉정히 판단하고 숙고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23일 서울엔 5천여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와 크고 작은 상황이 예정돼 있다"며 "본연의 업무에 작은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경찰 중립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여러분의 진정어린 뜻이 국민께 왜곡돼 전달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직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선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총경급 경찰관들이 참석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는 오는 23일 예정돼 있다. 앞서 윤희근 후보자는 지난 21일 전국의 경찰서장과 총경들에게 메일을 보내 "이번 주말 개최되는 전국 총경급 회의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의 눈에 비친 스스로의 위치와 직분을 생각하며 신중한 판단과 실행이 요구됨을 숙고해달라"고 만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휘부 만류에 대해 내부에선 비판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종민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소속 A경정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윤 후보자가 전날 서장회의 개최를 만류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해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총경급의 직접적인 인사권을 행사하게 될 청장님의 표현 한마디 한마디는 위협 아닌 위협, 협박 아닌 협박임을 13만 경찰 구성원들이 모르는 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청장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면서도 "청장님과 국가수사본부장님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경찰청 직원 1천여명 중 한명은 직언할 필요가 있어 공개적으로 건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A경정은 윤 후보자의 서장회의 참석을 공개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진정으로 그분들의 중지를 모으고 의견을 듣겠다는 생각이면 내일 회의에 참석하실 것을 건의드린다"며 "윤석열 정부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이 될 것인지, 대한민국 경찰청장이 될 것인지 선택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총경급 경찰관들은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상태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찰국 신설은 법적, 절차적, 시기적으로 어불성설"이라며 "총경 단체 채팅방도 '경찰국 신설은 절대 진행돼선 안 된다. 역사를 30년 퇴보시키는 심각한 문제니 모여서 의논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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