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박세혁의 후반기 숙제는 '미라클 두산'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박세혁. 잠실=김조휘 기자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두산의 안방마님 박세혁(32)이 팀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박세혁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후반기 도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후반기 첫 경기인 22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올 시즌 두산은 아쉬운 전반기를 보냈다. 36승 2무 46패로 7위에 그친 채 후반기에 돌입한다. 박세혁은 "굉장히 힘든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열심히 했지만 부상 선수가 생기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우리답지 않게 연패가 길어졌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박세혁은 올 시즌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3리(222타수 54안타) 1홈런 30타점 19득점을 기록했다.

개막 첫 달인 4월에는 타율 1할3푼3리(60타수 8안타)로 부진했지만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나도 시즌 초반에는 힘들었다. 5~6월부터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이제는 팀이 하나로 뭉쳐서 남은 60경기를 열심히 치러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은 전반기 내내 마운드의 완전체를 구축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MVP인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통증으로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22로 부진하자 결국 지난 13일 팀을 떠나게 됐다.
 
박세혁은 포수로서 마운드의 부진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부상으로 빠졌던 미란다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버텼지만 아쉽게 팀을 떠나게 됐다"면서 "어린 투수들이 점차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후반기에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란다가 빠진 가운데 최승용, 정철원 등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했다. 박세혁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리드하는 건 쉽지 않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실력이 향상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르면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승용이는 워낙 운동을 열심히 한다. 철원이는 마운드에 올라가서 떨지 않고 점수를 내줘도 주눅들지 않는다"면서 "두 선수 모두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앞으로 좋은 투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이달 말이면 미란다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브랜던 와델이 합류한다. 박세혁은 "후반기에 가장 기대되는 투수다. 와델이 잘 던져주면 우리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와델이 와서 팀 분위기를 바꿔준다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세혁, '1점 추가요'. 연합뉴스
박세혁은 올 시즌 팀이 치른 84경기 중 77경기에 출전했고, 수비 이닝은 전체 포수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562이닝을 소화했다.

후반기 체력 관리가 중요하지만 그는 "힘들지만 경기에 나가는 게 좋다. 2군에서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면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뛸 수 있을 만큼은 계속 뛰면서 팀을 이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2년 첫 1군 무대에 섰던 박세혁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취득한다. 그는 "지금까지 야구를 한 것에 대한 보상과 평가를 동시에 받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매 경기가 시험대라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최근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비록 올 시즌 7위에 머물며 부진하고 있지만 '가을 강자' 두산이 후반기에 '미라클'을 일궈낼 거란 기대를 저버리긴 어렵다.
 
박세혁은 "올라갈 수 있을 만큼은 올라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두산은 자존심과 자부심이 있는 팀이다"면서 "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 주시면 올 시즌 끝날 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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