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사고 낸 애완견은 보호하고 유기견 안락사 만연

현행 동물보호법에 인명사고견의 처분 규정 없어
연간 2만마리 유기견 안락사…전체 유기견 20%
주철현 의원 "잘못된 반려동물 문화 개선 시급"

스마트이미지 제공

사람을 다치게 한 애완견은 보호 조치하고 버려진 유기견은 안락사 시키는 등 모순적인 반려동물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에 따르면 현행 동물보호법은 개가 사람을 공격해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사망케 한 경우에도 사고를 일으킨 개에 대한 처분 규정이 전무하다.

동물보호법 제13조의2는 '맹견이 사람에게 신체적 피해를 주는 경우 시·도지사 등이 맹견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취할 수 있는 조치는 10일 이내(10일 연장 가능)의 격리조치일뿐이고, 격리기간이 지나면 소유자에게 반환토록 하고 있다.
 
더욱이 이 규정은 사고견이 도사견, 로트와일러 등 '법정 맹견'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지난해 5월 남양주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나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8살 아이의 개물림 사고처럼 법정 맹견이 아닌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처럼 인명사고를 일으킨 개에 대한 처분을 담은 법률 근거가 없다보니 사고견에 취해지는 조치도 관할 지자체나 사고견 소유자의 의사 등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실정이다.


실제 울산 개물림 사고견에 대한 안락사 절차는 경찰과 검찰의 이견으로 중단됐고 남양주 사망사고를 일으킨 개도 사고가 발생한지 1년 이상이 지나도록 매달 40만원의 시예산을 들여 사설 동물위탁관리업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인명사고견의 처분에 대한 법적 공백은 2024년 4월 27일 시행될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라 일부 보완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은 기질평가를 거쳐야 사육허가를 받을 수 있고, 공공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큰 경우 사육허가를 거부하고 심의를 거쳐 안락사 처분을 명할 수 있다.

이미 사육허가를 받은 맹견도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한 경우에는 사육허가를 철회하고 심의를 거쳐 안락사를 명할 수 있도록 했다.
 
법률 사각지대에 있던 '맹견이 아닌 개'의 경우에도 사람이나 동물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기질평가를 거쳐 맹견으로 개별 지정한 후 사육허가와 안락사 등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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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인명사고를 일으킨 개의 경우와 달리 버림받은 유기견에 대한 안락사 현실은 우리나라 반려동물문화의 그릇된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유기견 안락사 처분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 2만9620마리를 포함해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11만9783마리의 유기견이 안락사됐다.

포획부터 안락사까지 소요된 기간은 2020년에 32일, 2021년에도 42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수의 유기견이 단기간에 안락사되는 이유는 보호시설 수용 능력의 한계 때문이다.

2020년 한해에만 13만 401마리의 유기동물이 새로 구조되는 실정이라, 보호 유기견 중 일정 기간이 경과한 유기견은 안락사해야 시설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다.
 
주철현 의원은 "입양되지 못한 유기견들이 매년 2만마리 이상 안락사되는 모순된 현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펫숍'에서 상품 고르듯 손쉽게 반려동물을 매매하거나, 즉흥적으로 입양했다가 싫증 나면 유기하는 그릇된 반려동물 문화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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