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영화관 내 소화기 위치, 화제와 화재 사이

캠페인 저널리즘[눈] NOON
연이은 영화관 화재 소식에 극장 내 소화기 위치는?
어두운 영화관과 같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는 소화기'사업 확대해 나가야


지난달, 강남구의 청담 CGV 영화관이 위치한 씨네시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고, 소방관과 경찰이 올 때까지 대피 안내가 없었다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틀 뒤 왕십리 CGV에서는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관람객들이 영화 상영 도중 긴급하게 대피한 일도 있었습니다.

어둡고 밀폐된 공간인 상영관 내에서는 화재에 대비해 더욱더 각별한 주의와 조치가 필요합니다.

불이 났을 경우 빠르게 비상구를 찾아 탈출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소화기 위치와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초기에 화재를 진압해 더 큰 재난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초기 화재 때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0대와 같다는 말이 있을 만큼 소화기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영화관 비상구 위치, 기억하시나요?


본 영화가 시작 되기 전 '비상 대피로 안내 영상'은 본 기억이 있는데, 소화기 위치나 사용법에 대한 설명은 있었을까요? 확인을 위해 직접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롯데시네마 내에 비치된 소화기와 소화기 표식. 최유진 기자

다행히 비상 대피로 안내 영상에는 비상구, 대피로, 소화기 위치와 사용법, 대피 요령이 함께 안내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소화기 사용법과 대피 요령 안내를 모두 읽기에는 영상 시간이 다소 짧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로비와 영화관 내부에 부착된 비상 대피도를 서로 비교했을 때 소화기 위치가 다른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각 상영관 입구와 출구 근처에 소화기가 1대씩 비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소방법 시행규칙 제 30조에는 '소화기구는 바닥으로부터 높이 1.5m 이하의 곳에 설치할 것'을 명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화기는 바닥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CGV 상영관 내부 출입구 근처에 위치한 소화기. [눈] 유보리, 이희선 PD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소장(광운대 교수)는 "바닥에 놓아두는 물건, 구석에 보이지 않는 것이 소화기라는 기본 인식부터 개선하는 것이 화재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소장은 "높이 1.5m 높이면 멀리서도 잘 보이는 높이며, 평상시 지나치며 위치를 인지하도록 하는 최적의 장소임에도 바닥만 고집하는 설치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이미 몇 해 전부터 시행 중인 '보이는 소화기' 사업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 공연장같이 어둡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공간에서 우선적으로 '보이는 소화기' 캠페인이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서울시 '보이는 소화기'란?
서울시 내 전통시장, 쪽방촌 등 화재 취약 지역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게 설치해 유사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화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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