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안녕하십니까. 제가 대표적인 쓴소리꾼은 아닌데… 하하하. (웃음) 저는 별로 말을 안 합니다.
◇ 김광일> 정말 참고 참고 참다가…
◆ 정성호> 다수파를 잘 안 따라가는 경향이 있죠.
◇ 김광일> 다수파를 안 따라가고 그래서 사실은 그동안 비주류로 많이 인식되기도 했었어요.
◆ 정성호> 늘 비주류였습니다.
◇ 김광일> 근데 이제 지금은 주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잖아요?
◆ 정성호> 그냥 제가 이재명 의원 전 대통령 후보하고 가까우니까 '이재명이 되면 주류 아니겠냐' 하지만 저는 뭐 이재명에 대해서도 똑같은 입장을 취할 거고 오히려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는 제가 더 쓴소리를 많이 할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오히려 쓴소리를 이재명 의원한테. 이재명 의원 전당대회 출마가 최근에 결정됐잖아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출마를 걱정하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으셨던 것 같은데… 어떠세요. 지금 괜찮아요?
◆ 정성호> 어쨌든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지 않았습니까? 이재명 의원도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나한테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바로 이어서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전당대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건 좀 바람직한 게 아니냐(아니지 않느냐)' 한때 '쉬어가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생각도 좀 해봤었습니다. 다만 지방선거 이후에 당내 이후의 상황들, 우리 당이 170석 거대 야당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윤석열 정부의 국정 혼란들, 또 독선과 오만한 행태들, 이걸 전혀 저희가 지적하지도 못하고 있고 견제도 못하고 있고 당이 오히려 여러 갈등들이 심화되는 이 상황에서.
◇ 김광일> 분란만 노출하고 있죠.
◆ 정성호> '이재명 외에는 누가 이 당을 혁신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됐습니다. 역시 '국민적 지지를 받는 리더가 책임 있게 정치를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광일> 대안부재론 같은 걸까요.
◆ 정성호> 대안이 없으니까 상대적으로 나은 후보가 아니라, 정말 이재명 후보가 어떻게 보면 삶의 과정에서 보여줬던 유능함. 무에서 유를 만들어 오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그리고 대선 후보를 거치면서 쌓아온 경륜과 능력. 그런 부분들을 갖고 당을 변화시켜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광일> 패장이 바로 전면에 등장하는 게 사실 기존의 문법이랑은 배치되잖아요.
◆ 정성호>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는 것' 이게 꼭 책임지는 건 아니겠죠. 오히려 그건 회피하는 측면이 될 수 있고 현재 민주당의 상황을 봐서는 정면으로 맞서서 민주당을 다시 혁신시키고 이기는 정당으로 다시 만들어내는 게 진정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광일> 오히려?
◆ 정성호> 그다음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게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해서 정권 탈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되는데 과연 이재명 없이 그게 가능할 건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민주당이 유능한 정당으로 보이지 못하게 됐을 때, 그리고 민주당이 실패했을 때 역시 그 책임은 또 이재명한테 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 김광일> 밖에 있었던 것도 책임이다?
◆ 정성호> 책임이죠. '당신이 그 당시에 전면적으로 나서서 당을 혁신시키고 변화시키고 당을 끌어갔어야 되는데 그때 회피한 게 아니냐'라는 지적을 또 받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현재 민주당의 상황을 보면 이재명 외에, 제가 다른 분들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들이 과연 그런 경험과 경륜, 또 170석 거대 야당을 이끌어 갈 역량이 있는지… 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있는 이재명이 그래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광일> 어쨌든 출마를 결심, 그리고 공식 선언을 하셨고 최근에 인터뷰를 보니까 "나는 이재명계 좌장 아니고 7인회도 이제 없다. 애초부터 없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재명 의원 당내 내 세력이 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똘똘 뭉쳐야 힘을 받을 수 있지 않나요?
◆ 정성호> 오히려 과거 우리 당의 행태를 보면요. 대통령이라든가 당대표라든가, 그 주변의 아주 소수의 인사들이 인의 장막을 치고, 집권했을 때는 권력을 독점했던 경향이 있었거든요. 반면 이재명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지만 소위 계파라고 지칭되는 의원 그룹을 만들 생각이 별로 없어요. 저도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가 '정성호가 이재명계 좌장이다. 계보의 좌장이다'라는 건데… 계보가 뭡니까. 과거 일본식 계보 정치라고 하는 게 돈을 주거나 또 후원을 많이 해 주거나 또는 공천에 영향을 주거나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이재명 의원이나 저나 그런 걸 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는 안 되죠. 민주당이 그래도, 의원들이 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데 각자 공인의식, 공적 책임감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하는 의지로 뭉쳐야 되고 거기서 정책 노선과 가치관이 비슷했을 때 함께 가는 거죠.
◇ 김광일> 그중에서는 '모였으면 좋겠다'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을 텐데… 이걸 공식화하지 않고 '없다'라고 하는 건 의원님이 아무래도 그 안에서 제일 형이시니까.
◆ 정성호> 제일 연장자고 다선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어쨌든 이재명 의원이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던… 의지가 있고.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 김광일> 지금도 있죠.
◆ 정성호>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키려고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러려고 하면 당내 다수 구성원들, 다수 의원들과 함께 가야 되는 거지 몇몇 사람들이 중심이 돼서 그들이 뭉쳐서 그들이 이재명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재명 의원이 원내에 들어와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고 특히 다양한… 소위 계파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지만 다양한 그룹의 의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러면서 본인이 이 당을 어떻게 통합시켜야 할지 이런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광일> 이재명의 보폭을 넓히려면 지금의 측근 그룹이 어떻게 보면 오히려 더 빠져줘야지 가능하다?
◆ 정성호> 지난 대선 때도 저는 뒤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남들이 못하는, 다른 의원들이 못하는 쓴소리를 하면 되는 거고 다른 의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고요. 또 이재명 후보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 김광일> 이재명 의원한테 직접 쓴소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신 것 같아요. 이재명 의원한테 쓴소리를 하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정성호>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이재명이 굉장히 혼자서 외롭게 싸워온 사람입니다. 중학교도 못 가고 고등학교도 못 가고 대학 들어가서 고시반에 있었고 그리고 사법연수원 마쳐서 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는데 이제는 함께 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하는 당의 많은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이 함께하는 사람들과 더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갈 수 있게 더 마음을 열고 소통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런 면에서 과거의 이재명이 이제 원내에 들어와서 본인 스스로도 달라졌다고 얘기를 하고, 제가 느끼기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 김광일> 쓴소리예요? 하하하. 약한 거 아니에요? (웃음)
◆ 정성호> 본인이 이제는 의원들을 통합하는 데 더 앞장서려고 마음먹고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본론으로… 우리가 돌아 돌아왔는데, 민주당이 쇄신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계신 게 있으실까요.
◆ 정성호> 제가 느낀 거는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민심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특히 당에서 가장 국민들과 소통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될 우리 초선 재선 의원들이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정책 의제를 개발하고 뭐 정책적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민심과 부합하는 선택을 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광일> 예전에는 잘 됐는데 지금은 안 되고 있는 건가요?
◆ 정성호> 훨씬 부족해졌다고 생각해요. 제가 초선… 물론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4선들' 소위 '꼰대식의 사고방식'
◇ 김광일> 라떼는.
◆ 정성호>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지역 활동들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우리 의원들이 지역 활동이나 여의도 밖의 일반 국민을 접촉하는 것. 각 이해관계 집단을 접촉하는 게 훨씬 부족해진 것 같아요. 물론 그간 코로나라고 하는 특별한 사회적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도 20대 선거나 2020년도 21대 선거나 굉장히 사실은 쉽게 됐다고 얘기를 합니다. 공천 받아서 그냥 한두 달 하다가 그냥 바람을 타서 됐거든요. 21대 선거는 더 심했습니다. 마스크 쓰고 거리 인사 조금 하다 왔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활동을 했어야 하는 겁니다. 이렇게 여의도에서 의원들끼리만… 기자들 만나고 신문 보고 의원들끼리만 만나서 서로 의견 주고받아봤자 본인이 갖고 있는 확증 편향만 강화시키는 겁니다. 여의도 식당에서 밥 먹고 술 먹고 그다음에 우리 당내에서 맨 무슨 공부모임이라 하고… 그게 뭡니까. 사실 누구 강연 하나 듣고 그냥 모여서 술 마시고 하는 거 아닙니까.
◇ 김광일> 사교 모임 같이 돼버린.
◆ 정성호> 저는 그렇게 봐요. 본인들은 아니라고 얘기를 하더라도. 그냥 국회에서 김 기자도 알다시피 국회에서 토론회하고 밖에서 토론회하고… 그냥 몇 사람 얼굴 비친 다음에 가고 저녁에 모여서 밥 먹고 술 먹는 게 이게 무슨 민심을 파악하는 겁니까. 저는 민주당의 혁신은 역시 민생정당으로 회복. 민생정당으로의 회복은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빨리 하방해야 됩니다. 여의도에 있지 말고 지역으로, 각 이익집단으로, 현장으로 가고 과거에 우리 우원식 의원이 재선 때부터 주도했던
◇ 김광일> 을지로위원회.
◆ 정성호> 을지로위원회 같은 경우 수많은 민생 현장에 가서 직접 그들의 힘든 애로사항을, 힘든 이야기를 듣고서 해결하려고 얼마나 애썼습니까.
◇ 김광일> 실제로 그걸 정책으로 반영하기도 많이 했었고.
◆ 정성호> 많이 했죠.
◇ 김광일> 초선 의원들 같은 경우에 '지역에 가서 내가 어떻게 사람들을 스킨십하고 무슨 말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떻게 조언을 하시겠어요.
◆ 정성호> 뭐… 딱 하나입니다. 사실 시민들은 '똑똑하고 싸가지 있고' '똑똑한데 싸가지 없고' '멍청한데 싸가지 있고' '멍청한데 싸가지 없고' (중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건 '똑똑하고 싸가지 있는' 의원입니다. 그러면 똑똑하지 못했을 때는 싸가지라도 있어야 됩니다. 싸가지가 뭐냐. 시민들에게 겸손해야 됩니다. 국민들을 가르치려고 들지 말고 민주당의 정강정책, 민주당이 이렇다 하는 것을 홍보할 게 아니라 그분들의 얘기를 듣는 자세. 듣기만 해줘도 시민들은 마음들이 풀어지죠. 그런 자세들이 굉장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안타까운 게 어떻게 보면 초선 의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쉽진 않잖아요.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그런데 선배와 후배 간의 의사소통… 가르침 같은 것들이 21대 국회 초반에 잘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 정성호>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스킨십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굉장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저는 민주당 내에 계파를 만들려고 해본 적도 없고, 어느 계파… 그런 계파성 소위 말하는 모임에 국회의원이 돼서 초선부터 (들어가본 적이 없어요) 제가 비주류 소리 듣는 게 누구도 저한테 들어오라고 한 적도 없었고.
◇ 김광일> 아 그래요?
◆ 정성호> 소위 말하는 당내 무슨 모임 무슨 모임 무슨 모임… 단 한 군데도 저는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 별로 제가 좋아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단 한 사람도 저한테 이런 모임을 같이 하자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 김광일> 보통 몇 개씩 중복으로 하시고 그러던데.
◆ 정성호> 저는 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해 본 적이 없어요. 다만 그렇게 계파 모임들이 되는 겁니다. 거기서 정말 우리 국리민복을 위해 우리가 어떤 입법을 하고 어떤 정책 수단을 하고 정부 여당을 어떻게 견제해야 될지, 또 우리가 여당이었을 때는 어떤 정책적 입장으로 가야 되는지, 또 청와대가 잘못했을 때 어떻게 지적을 해야 되는지 이런 걸 공감하는 게 아니라 한목소리로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 그냥 초재선들은 거길 주도하는 뭐 3선 4선들 소위 계파 수장들의 그냥 소위 말하면 막말로 졸개가 돼갖고 쫓아가는 거고
◇ 김광일> 형님이 말하면 따라 받드는 거죠. 그냥.
◆ 정성호>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화내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느꼈어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 김광일> 요새는 좀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체로 운동권 출신인 분들이 그런 모임을 주도하죠.
◆ 정성호> 그렇죠. 대게 학창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분들이 그런 조직에 능하죠. 뭐 저희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능하니까 국회의원 된 거 아니겠습니까. 지역에서 그런 조직들 다 만들어 내고… 그러나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이에요.
◇ 김광일> 지역에서 발로 뛰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을 주셨는데 최근의 흐름은 소셜미디어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정성호> 그건 매우 긍정적이죠. 정치로부터 소외됐던 많은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보고 있고요. 다만 저도 페이스북에 많이 썼었는데 제가 글 하나만 쓰면 자꾸 '이재명계 좌장이다' 이렇게…
◇ 김광일> 제가 제일 먼저 씁니다. (웃음)
◆ 정성호> 그래서 잘 안하긴 하는데 눈팅은 계속 하거든요. 다만 거기서 소위 말하는 강성 지지자들. '무슨 무슨 무슨 팬덤' 하는 이런 분들의 목소리에 의원들이 좌지우지돼서는 안 되는 거죠. 다수 국민들을 만나다 보면 그게 소수의 목소리라는 걸 알 수 있거든요.
◇ 김광일> 그런데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강성 지지자분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자랑 많이 겹치면서 '오히려 이재명 지지자가 더 강성인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이 많이 되는 것 같은데.
◆ 정성호> 저는 과거의 다른 그룹들… 이재명 후보를 공격했던 반대 그룹의 지지자들보다는 그렇게 강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분명하게 생각한 것은 또 그런 데 대해서는 '과한 건, 지나친 것은 안 된다.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가는 거다. 의사표현의 정도가 과한 것들은 폭력적인 거고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고 오히려 그런 면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하면 분명한 입장을 갖고 그분들을 설득해낼 수 있을 거예요. 오히려 그런 걸 갖다가 '그런 문자 폭탄이나 이런 것은 양념이다' '국회의원들은 그냥 그런 정도는 받아줘야 된다' 이게 아니라
◇ 김광일> 문재인 대통령이 했던 (양념 발언)?
◆ 정성호> 그건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면에서 이재명 의원 같은 경우는 '그건 과한 거고 나를 믿고서 민주당을 지지하고 나를 지지한다고 하면 여러분들이 이렇게 기다려주고 참아달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 김광일> 지금 국회… 민주당 정치 상황을 보면 그런 강성 지지층한테 휘둘리고 있잖아요.
◆ 정성호> 굳이 휘둘리는 게 별로 없어요. 그분들 때문에 의사 결정이 달라지거나 한 게 별로 없거든요.
◇ 김광일> 이를테면 이 인터뷰에 출연했던 다른 분들이 지적했던 것들은 '검수완박' 하는 과정. '검수덜박'이나 '검찰개혁'이라고도 합니다마는 그 과정에서 대표적으로 강성 지지층한테 휘둘렸다고 뒤늦은 자기 고백을 하셨던 분들이 계신데 그 시기는 어떻게 기억하실까요?
◆ 정성호> 우리 스스로 부끄러운 거죠. 우리가 그 당시도 정말 다수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언론이 전달했던 다수 국민들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죠. 우리가 다수 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던 거죠. 강성 지지자들에게 끌려가는 측면도 있지만 다수 국민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거 정말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가 뭐였는지 이걸 우리가 일시적으로 망각했던 게 아닌가 저도 그 면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저도 그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큰 목소리 내지 않고 따라갔으니까.
◇ 김광일> 그 당시 오히려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사석에서는 더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의견과 당의 결정은 다르게 갔던 게 아니었나.
◆ 정성호>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당 지도부가,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의 대변인이고 대의기관 아니겠습니까? 당 의원들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제대로 들어서 거기에 근거해서 판단했다고 하면 그게 또 지도부의 역할인데 그걸 제대로 못 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관련해서 지방선거 일주일 전에… 당 지도부가 의원들한테 물어보니까 '절대로 인준해선 안 된다' 이게 다수였다고 의원총회에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들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니까 어땠습니까.
◇ 김광일> 달랐죠.
◆ 정성호> 달랐죠. 다수 의원들이 '이건 표결해서 인준해주는 게 낫다. 집권 초기고 선거도 앞뒀는데 우리가 대선에 패배한 야당으로서 발목 잡는다는 느낌을 주니까 빨리 해주는 게 낫겠다'는 의원이 다수였고 대다수의 지방선거 출마자가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근데 그 당시 우리 지도부는 안 해주는 게 다수라고 얘기했습니다. 잘못 파악하던 거죠.
◇ 김광일> 사실 민주당만 그런 건 아니고 여야가 진영 논리에 갇혀서 혹은 강성 지지층을 많이 의식하게 되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런 식으로 의견들이 공론장에서 이루어지면 결국 대화와 타협이 계속 어려워지고 그럴수록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닙니까.
◆ 정성호> 그럼요. 점점 더 여야 간에 대화가 없는 것 같아요.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안타깝습니다. 오히려 과거 민주화 투쟁할 때 그 당시보다도 여야 관계가 더 삭막하고 대화가 없는 게 아닌가. 여야 지도부뿐만 아니라 의원들도 야당 의원들하고 적극적으로 만나고 대화하고 상임위에서도 만나고 대화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 김광일> 지금까지 주신 말씀을 간추려 보면, 제일 크게는 '국회의원들이 정말 현장을 발로 뛰어야 된다'는 말씀. 그리고 강성 지지층에 너무 의식하고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말씀. 그리고 여야가 대화의 타협을 통해서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말씀 주신 것 같은데…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면 해결이 가능한 건가요?
◆ 정성호> 뭐… 이재명이 그래도 해결할 자질이 있다. 능력이 있다. 의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광일> 그래도 의문점이 남는 부분은 '여당과의 소통'이라든지, 다른 당을 인정하는 부분이라든지, 이런 부분까지 이재명 의원이 어떻게.
◆ 정성호> 많은 분들이 이재명이 상당히 과격하고 강성이기 때문에 여당과 잘 소통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정반대입니다. 저는 지금 대한민국 정치인들 중에서 또는 정치인 아닌 사람들 다 포함해서 제가 이재명과 가장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 아니겠습니까. 제가 아는 이재명은 성과와 결과를 중요하는 매우 실용적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국회 내에서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살아남으려고 하면 성과를 내야 되거든요. 이 성과를 낸다고 하는 것이 우리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여당과 양보할 건 양보해주고 도와줄 건 도와주고 그다음에 정부가 문제 되는 것은 적절하게 견제해주고… 그런 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여당은 실리를 갖고 야당의 명분을 가져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하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또 실사구시적인 여야 관계를 구축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 김광일> 오늘 말씀 이것저것 많이 들었는데 아직 못 하신 말씀. 그러니까 민주당한테 쓴소리를 해야 하는데 오늘 다 소화하지 못한 말씀이 있다면.
◆ 정성호> 저는 다른 것보다도 우리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들과 더 가까워져야 돼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됩니다. 우리 헌법이 국회의원에게 부여한 그런 권리와 의무, 책임 이걸 분명하게 인식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 김광일> '그거 제대로 못 할 거면 국회의원 뭐하러 하냐' 이런 말.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하신 말씀은 이재명계 좌장으로서가 아니라 당내 비주류 중진 의원으로서의 정성호 의원님 말씀이었다는 점 다시 한번 상기하고. 오늘 말씀,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성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