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경보 등 악천후 상황 속에서도 출동해 해양오염 사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 방제선 '엔담호'가 전남 여수에서 취항했다.
해양수산부는 20일 오후 전남 여수신항에서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 해경청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취항식을 열었다.
5566톤급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춘 방제선 '엔담호'는 '사방을 둘러쌓은 담'을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해양 유류오염 사고 시 담을 치듯 철저하게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 사고 당시 원유 약 1만톤이 유출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으나 사고 초기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해상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악천후 속에서도 유류오염 사고 대응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형 방제선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5천톤급 규모의 대형방제선 건조계획을 확정하고 751억원을 들여 2019년 11월부터 엔담호의 선박 건조를 시작해 31개월 간의 건조기간을 거쳐 이번에 취항식을 갖게 됐다.
엔담호는 대형 유류오염 사고로부터 바다를 보호하면서 다양한 선박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목적에 맞춰 국내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존 방제선이 500톤급 미만인데 반해 엔담호는 10배가 넘는 5천톤급으로 건조되어 풍랑경보에도 출동해 작업이 가능하다.
또 자체 저장능력을 이용해 유류 저장용 부선의 지원이 없더라도 독자적으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고 선박 자체에 유출유 확산 예측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선박이 진행하면서 유류를 회수하는 '스위핑 암', 해면 기름을 휘전 벨트로 흡수해 회수하는 '빌트 인 스위핑' 등 기계화된 유류 회수 전용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와 별도로 유류 회수기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기존 방제선이 시간당 20~150kl를 회수하는데 반해, 엔담호는 시간당 560kl까지 회수가 가능하다 .
또 최대 30미터까지 수중 작업이 가능한 준설장비와 해상 부유물 제거가 가능한 크레인, 120미터 거리의 타선 소화설비 등 다양한 안전설비를 갖추고 있어 선박 안전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김태곤 해양방제본부장은 "이번에 취항하는 다목적 해양오염 방제선 엔담호는 악천후 속에서도 대형 오염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됐다"면서 "해상 유류 회수 장비 외에도 오일팬스, 타선 소화설비, 준설 설비 등을 갖추고 있어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출동해 방제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