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는 투수·포수에게 마이크를? 참신했던 美 올스타전

2022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승리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연합뉴스

20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현지 중계방송사는 참신한 발상으로 야구 팬을 즐겁게 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6회말 수비 때 투수와 포수 배터리를 이룬 네스터 코르테스와 호세 트레비노(이상 뉴욕 양키스)에게 마이크를 달아 경기 도중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의 대화 내용은 생중계를 통해 공개됐다.

그러자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포수 트레비노는 투수 코르테스에게 수신호로 사인을 낼 필요가 없었다. "어떤 공을 던질거야?"라고 직접 물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르테스는 "커터, 바깥쪽"이라고 짧게 답한 뒤 약속대로 공을 던졌다.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두타자 오스틴 라일리가 제대로 치지 못해 파울 타구를 날리자 트레비노는 "공, 좋아"라고 투수를 격려했다.

트레비노는 1볼-2스트라이크에서 코르테스에게 "몸쪽 높은 직구? 몸쪽 커터? 네가 정해"라고 물었고 코르테스는 높은 코스로 직구를 던졌다. 이어 코르테스는 "한번 더"라고 포수에게 말했고 결과는 헛스윙 삼진이었다.

트레비노는 코르테스의 생애 첫 올스타전 삼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기념으로 공을 보관할까?"라고 물었고 코르테스는 좋다고 답했다. 트레비노는 덕아웃에 있는 동료들을 향해 공을 던졌다.

나란히 데뷔 후 첫 올스타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나, 생중계를 통해 올스타전을 시청한 팬 모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이벤트였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5회초 공격이 진행될 때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보스턴 레드삭스 출신의 강타자 데이비드 오티즈가 리포터로 나섰다.

오티즈는 흥겨운 인터뷰로 야구 팬을 즐겁게 했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에게 "나를 기용할 생각은 없나요? 큰 거 한방 날릴 수 있는데"라고 묻자 베이커 감독은 웃으며 "우리가 9회까지 지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 널 아껴둘게"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선수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미드서머 클래식(Midsummer Classic)'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에는 양대리그를 대표하는 올스타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심도 큰 몫을 차지했다.

경기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3대2 승리로 끝났다.

내셔널리그 올스타는 1회말 무키 베츠의 적시타와 폴 골드슈미트의 솔로홈런으로 2대0 리드를 잡았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4회초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투런홈런과 곧바로 터진 바이런 벅스턴의 솔로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결정적인 동점포를 쏘아올린 스탠튼은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수와 타자로 나란히 올스타에 선발된 일본인 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리드오프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후반기 첫 등판을 감안해 투수로는 출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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