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헬기 타고 경찰 오고…대우조선 하청 파업 '일촉즉발'[영상]

하청 파업이 48일째로 장기화 현장 긴장감
윤석열 대통령 공권력 투입 시사
장관들 현장 예정에 경찰 버스 몰려와

이형탁 기자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의 하청 파업이 48일째로 장기화한 가운데 현장은 긴장함이 흐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하고 정부 부처 장관들이 현장을 찾기로 하면서다.

이날 거제 대우조선해양 1도크 파업 현장. 인근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100여 명이 '여기!! 사람이 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라는 손팻말을 들고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1도크에서 건조 중인 원유운반선을 점거한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6명은 고공 농성을 하고 유최안 부지회장은 0.3평 철골 구조물에 있었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윤석열 정권은 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30% 임금 인상과 노조 활동 보장을 하라"고 촉구했다.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은 이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권력 투입을 오늘 시사했는데 잘못됐다"며 "우리 얘기를 한번이라도 듣고 정부가 대주주 산업은행에 노사 간 대화로 풀어보라고 얘기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취재진까지 수십 명의 인파가 파업 현장 주변에 몰려들어 이날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경남경찰청에서는 경찰 버스를 대우조선에서 내려보내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후보자 등이 헬기 등으로 이동해 오후 2시쯤 파업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형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하청노조와 관련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했고 전날에 정부 부처 장관들이 하청 노조의 파업을 '불법 행위'라고 규정하는 공동담화문을 발표한 상태라 이날 찾는 장관들과 노조원 사이 마찰도 예상된다. 경찰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선박을 점거 중인 노조원들을 현행범이나 영장으로 체포해 강제 해산 시킬 가능성도 있어 현장은 일촉즉발 상태다.



하지만 정부 취임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임기 초부터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 경찰력을 투입하는 일은 정치적 부담이 커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만에 하나 농성 진압 과정에서 부상자라도 발생한다면 노동계·시민사회와 야당의 강도 높은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권은 불손한 정치적 의도로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훼손할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말대로 대화에 나선 노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 하라"고 촉구했다. 전국금속노조는 오는 20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인데, 이런 상황 속에는 대우조선 하청 문제를 다루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파업 종료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 더구나 지난 15일부터 하청 노조와 하청 회사 간 교섭은 대우조선 사내에서 진행 중인 상황이라 장관들이 이날 이곳에서 대화로 해결책을 내놓을지 공권력 투입이 실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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