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청년들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자질은 역시 '직무 관련 경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실제 채용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의 의견을 조사한 '청년 채용 이슈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설문조사기업 ㈜글로벌알앤씨에 의뢰해 지난 3월 21일부터 5월 2일까지 대기업·중견기업인 752개 기업의 채용담당자를 상대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채용유형(신입직과 경력직)과 채용단계(입사지원서 평가와 면접)를 불문하고 기업은 언제나 '직무 관련 근무경험'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했다.
또 전공의 직무관련성이나 업무이해도, 인성과 예의도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반면 직무와 관계없는 봉사활동, 기자단·서포터즈 활동 등 단순 스펙은 채용을 결정할 때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꼽혔다.
그렇다면 기업에 한 번 지원했다가 탈락한 구직자가 다시 지원한 경우, 채용 담당자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500개 중견기업 중 320개 기업(64%)은 이전에 필기 또는 면접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는 구직자가 다시 지원하는 경우 이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60.6%(194개)는 탈락 이력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답했다. 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경우는 25.9%,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답변은 13.4%였다.
다만 탈락한 이력 자체가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우려할 수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소신 있는 재지원 사유'(54.7%), '탈락 이후 개선을 위한 노력'(48.8%), '해당 직무와의 적합성'(40.0%) 등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졸업을 늦추거나, 졸업 후 취업을 못하는가 하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오래 준비하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취업 공백기를 가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업 중 절반 이상(54.0%, 406곳)은 공백기가 있는지 확인했지만, 44.8%는 '공백기에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강조했고, 44.3%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따라서 공백기 여부 자체보다는 '공백기 중 직무 관련 준비', '자기개발 경험'에 대한 설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용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꼽히는 AI 면접의 경우 752개 중 6.9%에 해당하는 52개사만 도입했지만, 매출액 500대 기업(40개, 15.9%)이 중견기업(12개, 2.4%)에 비해 AI 면접을 더 많이 실시하고 있었다.
다만 52개사 중에서도 실제 AI면접 결과를 계량화하여 채용 당락을 좌우할 정도의 비중으로 반영하는 곳은 31개사에 그쳤다.
또 21곳은 AI면접 결과를 참고만 했고, 계량화한 곳은 25곳, 계량화는 하지 않지만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신경을 쓰는 곳은 6곳이었다.
또 52개사 중에서도 50개사는 AI면접을 보완하기 위해 대면면접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어 아직 AI면접이 현장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아울러 83.2%가 AI면접에 대해 활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현재 AI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기업의 94.2%가 '앞으로도 활용 계획'이 있다고 답해 막상 도입한 곳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한편 젊은이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MBTI 유형을 일부 기업에서 요구하거나, 특정 직무에서 MBTI유형을 선호·배제한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실제로 전체 응답기업 752개 중 3.1%에 해당하는 23개 기업만이 채용과정에서 MBTI를 활용하고 있었다. 또 채용 시 MBTI 유형이 보통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는 기업도 7곳이나 있었다.
노동부 및 전문가들은 소규모 기업이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구인, 구직할 때에는 MBTI를 더 자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MBTI연구소 김재형 연구부장은 "개인의 선천적인 경향을 측정하는 MBTI를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면, 결국 기업과 청년 구직자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MBTI가 채용과정에서 평가도구로 활용되면, 구직자들은 기업에 맞춰진 반응을 연기하는 등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주요 기업뿐만 아니라 소규모 기업과 아르바이트 채용 시에도 원천적으로 MBT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