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군(軍) 기밀 자료를 삭제한 의혹과 관련해 SI(특별취급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첩보부대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대북사건의 또다른 축인 '탈북어민 북송' 사건에서는 북한 어민들이 나포된 당시 정부에 제출한 서류를 확보해 이들의 귀순 의사가 왜곡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SI 수집·지원 등을 담당하는 첩보부대인 777사령부 소속 부대원들을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777사령부는 국방정보본부 예하 조직으로, 한국군과 미군이 합동 근무한다. 북한군 통신을 감청해 확보한 정보를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를 통해 국방부 등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국방부는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당시 '자진 월북'이라고 결론 짓는 과정에서 밈스 내 기밀 정보를 고의로 삭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기밀 정보가 사건과 관련 없는 부대에 전파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삭제된 자료에 '월북'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긴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팀은 이날 777사령부 부대원들을 상대로 이씨의 피격을 전후해 밈스에 공급된 정보와 삭제된 정보의 내용과 성격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지난 14일에는 밈스 관리 담당인 국방정보본부 소속 군사정보 담당 A대령 등 직원 3명도 조사했다. 앞서 이씨의 유족은 밈스 기밀 정보 삭제 의혹으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이영철 전 국방정보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이준범 부장검사)가 맡고 있는 '탈북어민 북송' 사건도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수사팀은 2019년 11월 동해상에서 나포한 탈북어민 2명이 당시 정부 합동조사단과 통일부에 자필로 써서 제출한 '보호신청서'와 '자기소개서'를 최근 국정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중이다.
A4용지 한장 분량의 '보호신청서'에는 탈북어민들이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쓴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또 A4용지 20여장의 '자기소개서'에는 이들 탈북어민들의 출생지와 가족관계, 출신 학교, 사회 경력 등이 기재됐고, 문서 마지막 부분에는 마찬가지로 '남한에서 살고 싶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당 문서들을 토대로 당시 문재인 정부가 탈북어민들의 귀순 의사를 제대로 검증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 어민들은 나포된 후 동해항까지 오는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과 북한 인권단체 등은 이날 '탈북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검찰에 살인죄로 고발했다. 한변 측은 탈북어민들을 강제 북송할 경우 처형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들을 북한에 넘겼다며, "문 전 대통령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다"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