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왜 울어야만 했을까?

[노컷 프리뷰] 외전 특유의 색다름과 다니엘 헤니의 ''사격 초능력''이 돋보여

올버린
''''엑스맨''''시리즈의 전설적인 돌연변이 히어로, 울버린의 과거가 마침내 공개됐다. 다니엘 헤니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던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이하 ''''엑스맨 탄생'')이 22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것.

결과적으로 ''엑스맨 탄생''은 12세 관람가로 온 가족이 무난하게 즐길만한 영화로 완성됐다. 지루할 즈음에 적당히 긴장을 제공하면서 스토리를 이어가는 솜씨가 그리 나쁘지 않다. 다만 기존 시리즈와 분위기가 다른 것은 분명하다.

전작이 갖고 있는 미래적 분위기는 나지 않아

''''엑스맨 탄생''''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시리즈의 중심캐릭터인 울버린의 과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한 아픈 과거부터 형 빅터와 함께 전쟁터를 떠돌며 살육의 현장을 체험한 광기의 시절, 이후 모든 것을 버리고 캐나다의 한 산속에서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평화의 시간 등 상처와 치유가 반복되는 그의 과거가 빠른 속도로 펼쳐진다.

긴장과 이완을 적당히 반복하며 연대기순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울버린을 비밀병기로 활용하려는 권력자들이 그의 평화로운 일상을 흔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일급비밀 군사 실험 ''웨폰 X 프로젝트''의 창시자인 스트라이커 대령은 울버린의 연인 카일라를 죽여 그를 복수의 화신으로 만들고 울버린은 이들을 추격하다 자연스레 돌연변이들을 잡아다 감금해놓은 미지의 섬으로 향하게 된다.

이번 시리즈는 이색적이게도 전작들과 달리 미래적인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울버린의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관계로 70-80년대가 배경인 영화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시공간을 봐도 남북전쟁부터 베트남전까지 이어지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캐나다의 깊은 산속, 잠시 울버린의 은신처가 되는 시골 노부부의 농장, 라스베가스의 한 소박한 클럽 등 금속성의 느낌이 나는 공간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다.

돌연변이 저격수 ''''에이전트 제로''''를 맡은 다니엘 헤니가 울버린, 즉 휴 잭맨을 공격하는 헬리콥터 공격신도 허허벌판에서 벌어진다(뉴질랜드에서 찍었다). 이때 잭맨은 60년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위험천만한 액션신을 펼친다.

돌연변이들의 장기자랑 대회는 후반부에 짧고 굵게?

군복, 군인 등 군대와 관계된 풍경이 강하게 남는 것도 이번 시리즈의 특징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초능력을 발현하게 된 울버린은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돌연변이인 형 빅터와 함께 주로 전쟁터를 떠돈다. 내재된 폭력성을 발휘하기 적당한 장소가 바로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울버린을 비롯한 돌연변이들이 ''''일급비밀 군사 실험 웨폰 X''''의 희생자로 전락하면서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이번 영화의 악당인 트라이커 대령은 아예 대놓고 돌연변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최고의 군인이다.''''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의 장기자랑 대회는 주로 영화 후반부에 펼쳐진다. 전작에서 이미 봐온 능력이라 크게 새롭지는 않다.

그나마 인상적인 능력은 온몸이 다이몬드로 돌변해 몸 자체가 방패인, 카일라의 여동생이 지닌 능력이다. 그녀는 적들의 총격으로부터 동료들을 돕는데 일조를 한다.

트라이커 대령이 울버린에게 대적할 적수로, 돌연변이들의 능력을 한데 모아 만든 이른바 ''''프랑케슈타인 돌연변이''''의 존재는 다소 어설픈듯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데드폴''''로 명명된 그는 원래 검술에 능한 돌연변이로 영화 초반 잠깐 등장했다 마지막에 재등장한다. 이때 그는 공포영화 속 살인마 같은 외양으로 멀티 초능력을 선보이며 울버린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다니엘 헤니 연기 볼만, 휴 잭맨의 몸도 볼거리

이번 시리즈의 볼거리는 오히려 울버린의 야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울버린의 야성은 휴 잭맨의 연기로도 표현되지만 몸으로도 설명된다. 잭맨은 내한 당시 얼마나 치열하게 몸 관리를 했는지 귀띔한 바 있다.

그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약 1년 여간 근육량을 4.8kg에서 6.8kg으로 늘렸는데 영화를 보면 그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니엘 헤니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그의 말대로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지만 제법 존재감을 드러낸다. 더불어 영어로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에이전트 제로는 사격이 특기인 돌연변이인데, 사격이 특기란게 아쉽다. 그것은 돌연변이가 아니라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능력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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