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음주운전도…제주 어선 방화 50대 구속 송치[영상]

피의자 "술 취해 기억 안 나" 블랙아웃 주장

A씨가 차에서 내린 뒤 어선에 올라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성산항에 정박해 있던 어선 3척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검찰 수사를 받는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현주선박방화와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음주운전)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7일 법원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4시 23분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해 있던 성산선적 연승어선 3척(29톤‧39톤‧47톤)에 불을 지른 혐의다. 화재 발생 12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5시쯤 진화됐다. 
 
당시 어선들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 다만 이 화재로 어선 3척이 심하게 탔고 인근에 있던 어선 2척이 그을림 등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소방차 1대도 불에 탔다.
 
소방 당국이 잠정적으로 피해액을 집계한 결과 모두 29억5천만여 원으로 나왔다. 
 
제주 성산항 어선 화재 현장 모습.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해경은 사고 현장 주변 CCTV 영상에서 A씨의 수상한 행적을 확인했다. A씨가 화재 직전 차량을 타고 온 뒤 배에 올라탔다. A씨가 현장에 이탈한 직후 폭발성 불꽃과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방화 혐의를 확인한 해경은 지난 5일 오전 성산읍 한 주차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사건 당일 새벽 서귀포시 성산시내에서 술을 마신 뒤 성산항까지 차를 몰고 간 사실이 추가로 확인했다. 아울러 A씨가 무면허 상태로 운전한 사실도 추가로 적발했다.
 
해경은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6%로 계산했다. 이 공식은 술의 농도, 음주량, 체중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수사 기법이다. 
 
A씨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해경이 CCTV 영상 등의 증거를 제시하자, A씨는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블랙아웃'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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