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유럽이 폭염과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과 그리스, 프랑스 등 유럽 남부 지역에서 폭염으로 수백 명이 숨지고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스페인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소방당국이 불길을 잡기 위해 헬기를 투입했지만 진화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약 일주일 동안 계속된 폭염 탓에 현재까지 1천명 이상이 숨졌다. 스페인 일부 지역의 최고 기온은 45.7도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날 북부 지역에 최고 기온이 42도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폭염은 18일 다소 누그러들겠지만, 이상 고온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360명으로 집계됐다.
유럽 곳곳에서 화재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1만 1천헥타르(1헥타르=1만m2) 이상을 태웠다. 지역 주민 1만 4천명이 대피했다.
프랑스는 일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절대로 방심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과 영국 역시 폭염이 예보됐다. 특히 영국은 2019년 역대 최고기온 38.7도를 경신할 전망이다.
영국 기상청은 처음으로 적색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철도 이용객에게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열차를 이용해야 하고, 대규모 지연과 운행중지를 예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북부와 중부 13곳에서 산불이 나 1천여 명의 소방관이 투입됐다.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최근 일주일 동안 폭염으로 659명이 숨졌고 대부분은 노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14일 440명이 숨졌는데, 당시 최고 기온은 40도를 넘었고 일부 지역에선 47도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24시간 동안 7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며칠 동안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40도가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
EU(유럽연합)는 올해 건조하고 더운 봄 이후 화재가 발생하는 시기가 평년보다 더 빨라졌다면서 그 이유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폭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는 가뭄까지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