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조합장 결국 사퇴…공사재개 여부는 지켜봐야

박종민 기자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장이 결국 사퇴했다.

조합은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두고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강대강' 평핸선을 달려왔다. 양측은 의견을 좁히지 못한채 공정률 52%인 지난 4월 15일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지만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기존 대주단은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만기를 거부하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17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의 부족함으로 조합의 추진동력이 떨어져서 조합이 어떤 방향을 제시해도 그에 대한 의구심만 고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 저의 역량에 한계를 느껴 오늘부로 조합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김 조합장은 시공단에 대해 "저의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사업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우리 6천둔촌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서 분담금과 입주시기에 대해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직무대행자와 조합임원, 대의원에게는 "현대시공단과 원만한 협상을 통해 조속히 공사재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고, 조합원들에게는 "사과드린다"며 "그동안 부족한 저를 격려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많은 조합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조합장의 사임을 계기로 사업이 정상화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서울시는 조합과 시공단간 쟁점 조율에 나섰지만 상가분쟁 관련 조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공사 재개에 이르기 못했다.

이와 관련해 조합은 60일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설계도서를 시공사업단 등에 제공하면 공사를 재개하고, 인허가 및 준공 지연에 따른 시공사업단의 손실 발생 시 조합의 책임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공단은 조합 및 상가대표기구와 PM(건설사업관리)사 간 분쟁에 합의를 이루고 총회 의결을 거쳐야 공사 재개가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조합장이 사임했지만 집행부는 조합장을 제외한 조합임원 등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상가분쟁과 관련한 입장 변화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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