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눈물을 왈칵 쏟았다.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을 기권하고, US오픈마저 출전을 포기하면서 준비한 디오픈. 하지만 우즈는 1, 2라운드 합계 9오버파라는 최악의 성적표와 함께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무엇보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의 디오픈이 우즈에게는 사실상 마지막이나 다름 없었기에 흐르는 눈물이었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313야드)에서 열린 제150회 디오픈 2라운드에서 3타를 더 잃었다. 중간합계 9오버파. 출전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48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컷 탈락했다. 우즈 밑에는 7명이 전부다.
우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와 인연이 깊다. 세 번의 디오픈 우승 중 두 번을 이 코스에서 차지했다. "가장 좋아하는 코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와 사실상 작별했다.
우즈는 "매우 감정적인 날이다. 1995년부터 여기에 왔다. 다음 대회는 2030년쯤이 될 것 같은데 그 때는 체력 문제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내게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마지막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이 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고 눈물을 훔쳤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5년마다 한 번씩 디오픈을 개최한다. 빠르면 2027년 제155회 대회가 열린다. 그 때 우즈의 나이는 52세다.
우즈가 마지막 18번 홀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은 라운드를 잠시 중단한 뒤 우즈의 18번 홀 플레이를 지켜봤다. 우즈의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지만, 관중들과 동료들은 박수를 보냈다. 우즈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우즈는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가 과거에 어떤 기분이었을지 이해된다. 그들은 골프가 무엇이고, 챔피언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면서 "나는 운이 좋았다. 운이 좋게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했다. 앞으로 디오픈에 출전할 수는 있겠지만, 오래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퇴는 없다.
우즈는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3개 대회 출전도 힘들었다. 하지만 출전 자체로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아마 내년에 다시 대회에 출전할 것 같다. 18개 홀을 걷고,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시우(27)는 6언더파 공동 12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13언더파 단독 선두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7타 차. 김주형(20)은 4언더파 공동 25위, 임성재(24)는 이븐파 공동 6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이경훈(31)과 조민규(34), 김민규(21)는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