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벗어나 특화 요소 찾아야"…4년 만에 돌아온 부산모터쇼의 과제

박형준 부산시장이 15일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승모 기자

부산국제모터쇼(부산모터쇼)가 2018년 이후 4년 만에 돌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행사가 취소됐던 터라 더욱 관심이 모아졌지만, 완성차 업체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시작 전부터 흥행 저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16일 업계 안팎에서는 부산모터쇼가 위상을 되찾고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회를 넘어 특화된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Next Mobility, A Celebration)'라는 주제로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부산모터쇼에는 8개국 120개 사가 참여했다. 행사 부스는 1798개다. 9개 국가에서 183개 사 참가, 3076개 부스가 마련된 2018년과 비교하면 행사 규모가 줄었다.

특히 완성차 업체는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BMW, MINI(미니), 롤스로이스 등이다. 사실상 그룹으로 보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과 BMW그룹(BMW, MINI, 롤스로이스) 등 두 곳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부품 수급난 등으로 신차 공급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과 예년 같지 않은 모터쇼에 대한 저조한 관심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부산국제모터쇼 관람객 모습. 김승모 기자

여기에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전환되고,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 등 신기술로 확장되면서 자동차만으로 한정된 주제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주변에 상해나 도쿄, 북경 모터쇼가 있기 때문에 일단 규모를 늘리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면서 "전시회 규모는 크지 않지만, 특화된 요소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모터쇼에서도 각종 체험 행사는 물론 국내 이륜차 전문 브랜드인 DNA모터스가 전기 이륜차 'ED-1'을 최초 공개하고 SK텔레콤이 참여해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UAM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일부 변화의 노력이 보였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거나 단순한 전시가 아닌 포괄적인 모빌리티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존립에 영향을 줄 정도로 전시회 이외의 의미가 없다"며 "작지만 강하고 특화된 요소를 얼마나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산국제모터쇼 관람객 모습. 김승모 기자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최근 모터쇼 분위기를 볼 때 행사 영역을 자동차로 한정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운송수단은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모빌리티)이나 드론, 전동킥보드, 오토바이 등이 모두 전동화되면서 (이런 업체들도) 모빌리티쇼에 관심이 많고 나오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대회 명칭을 모터쇼로 한정하면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있어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히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모터쇼가 전동화와 자율주행 확산 추세에 맞춰 명칭을 서울모빌리티쇼로 바꾼 것도 한 예다. 그는 또 기업이 홍보 효과 등 행사에 참여했을 때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참여 기업에 거래처를 늘리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제품 설계와 마케팅,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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